2회 차 한 잔의 심리적 함정

앉히는 자가 이긴다

by 비고란



우리에게는 두 다리가 있고 두 팔이 있으며 두 개의 눈과 두 개의 귀가 있다.

신체의 쌍을 이루고 있는 신체의 구조중 하나만 무너져도 중심을 잃게 된다. 인간의 신체 구조상 한쪽이 무너지거나 치우치게 되면 앉고 싶어지는 무의식의 본능이 있는데, 의식이 미처 눈치채기도 전에 피어오르게 되어있다. (주짓수나 유도, 삼보, 씨름, 레슬링, 여타 중심을 무너트리는 전략의 스포츠등)


왜 이 이야기를 하느냐면, 일단 이 글을 읽으시는 독자님들의 경계심인 좌뇌 우뇌를 한쪽으로 치우치게 하기 위함 이시겠다. 이글에 똬리를 틀듯 앉게 하기 위한 가장 필요한 전제의 힘은 익숙한 진실에 대한 화두를 냅다 던지고 보는 글쓴이의 선천적 결함이자 장점이다.



잘 짜인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항상 등장하는 클리셰가 있다.

흥분한 주인공이나 선의의 편인 조연급 인물이, 빌런급 악당 혹은 제2 주인공에게 씩씩 대며 찾아간다. 그 빌런의 장소는 늘 서재, 회의실, 사무실, 자택, 혹은 컨테이너 박스에 마련한 무서운 범죄장소.


그곳에선 늘 빌런급 인물들이 우아하게 서서 찻물을 끓이고 있으며, 이미 한잔은 타서 손에 쥐고 홀짝홀짝 마시며 기품을 유지한다.

탁상에 이미 놓여있는 우아한 두 번째 찻잔에 끓는 차를 고급스럽게 따라주며, 한마디 한다.


"거친 숨은 폐와 췌장에 좋지 않으니, 자... 앉지".

(진짜 폐와 췌장에 안 좋은지는 알바 없다. 확인할 길 없는 지식을 뿌림으로 좌뇌를 흔든다.)


이미 열려 있는 의자와 놓인 찻잔.

차를 타서 건네지 않고 미리 탁상에 놓인 두 가지 의미가 있다.

1. 찻잔 안은 비어있다.(안전하다는 암시) 2. 건네줌으로 받으라는 강요가 없다.(능동적 선택)

해석하자면 “당신을 위한 배려”라는 명분으로 테이블에 앉게 하고, 심리적 빚을 지우는 기술. 즉 고전적 멘탈리즘 기법인 '상대에게 선택권을 준 듯한 위장'이 되시겠다.

그럼 위에서 말한 치우쳐지거나 무너진 중심은 어디서 발생하는가? 여기서부터가 유료결제급 핵심 비법인데, 눈치채기 힘든 문에 달려있다. 문을 두 손으로 여는 경우는 없으므로 이미 지쳐 있을 때 한쪽손으로 힘을 주면, 한쪽 발에 힘이 들어가게 되므로 신체의 한쪽들만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의자는 열어두었지만 문은 본인이 열게 방치하고, 노동 후 편함을 찾게 되는 인간 본능의 스위치를 켜게 하는 것이다. 이는, 퇴근 후 가방과 서류들, 마트에서 장을 본 물품들을 적당한 곳에 놓고, 앉을 곳부터 찾아 양말을 벗는 루틴을 떠올리면 되신다.


그렇다. 나도 모르게 의자라는 테이블의 항구에 '닻(ancher)'을 내리게 된 것이다. 뉴스 앵커가 의자에 앉아 진행하는 이유가 단순한 우연이 아닌 것은 이것에 있다.(참고로 리포터나, 기자들은 서서한다)


"앉아서 우리 뉴스를 오래 보아라"





“잔은 두 개지만, 결정권은 이미 테이블에 있고, 테이블으로의 진입은 의자에 앉기에 따라 있다.”




° 테이블이 있는 장소로 가기 위한 곁가지 사례 °


곁가지 사례: 1) 청자를 만드는 말버릇 – "네 얘기를 좀 들어야겠네"의 함정


상담가, 상사, 혹은 길거리 얌생이(도를 아신다는 그분들)가 유형의 1차적 리딩유도형이다.


“말씀하세요”가 아니라, “그 얘긴, 내가 좀 들어야겠어요.”


이미 상대를 ‘화자’가 아닌 상황의 ‘보고자’로 설정해 버리는데, 이는 말을 시켜놓고, 질문을 뺏는다. "왜요?"를 뺏고 "네?"로 치환시키는 상술화법에 주로 해당한다.




곁가지 사례 2)


“앉으시겠어요?” 가 아닌 "서 있는데 불편하시겠어요"후 바로 앉히는 배려를 위장한 "넌 이미 불편하다"라는 예언적 가정기법이다.

주로 불편해 보이거나 불편한 분들 혹은 연장자분들에게 자주 쓰이며, 건강식품 판매자들의 핵심 기법이시겠다.



곁가지 사례 3)


“바쁘신 건 공감하지만…” "바쁘신 건 알겠지만.." 이 아닌 질의응답 기법

"바쁘시죠?"라는 질문으로 "왜요?"를 유도하여 "네?"로 이어가게 하여 사례 1)로 가기 위한 도움닫기 기법이다.

후속타로 “근데 이건 정말 잠깐이면 됩니다. 앉으시죠.”가 아닌 "잠깐이면 됩니다."하고 의자열기(능동적 비언어)




상대는 이미 자리 앉는 것 자체로 ‘청자’의 동의 버튼을 누른 상태가 되며, 심리적 앉힘은 '암묵적 동의'로 오해시키는 얌생이 술수가 되시겠다.


심리적 테이블에는 항상 주인이 있다.

차를 내는 사람이든, 의자를 당기는 사람이든

결국 앉은자리가 결정권자의 자리고,

선택지는 착각이었음을 뒤늦게 알게 된다.


결론은 "의자는 감정의 족쇄다.”


위의 기법이라 쓰고 기술이라고 말하는 글들은 활용하시거나, 당하기 전 알고나 당하시라는 뜻에서 쓰는 글이다.


왜냐고? 왜 알려 주냐고?


내가 한번 앉으면 욕창이 생길 때까지 끄덕이고 앉아있는 상중에 상 호구였으니까... 당한 게 열받아서 해체하는 것이니까...



월, 목, 금, 일 연재
이전 01화1회 절대 지지 않는 가위 바위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