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 하나, 마침표 하나.
키우던 강아지가 떠나고,
어머니는 암이라는 시간을 견디셨고,
할머니는 더 이상 나를 지켜볼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언제나 무기력한 아버지,
그 곁에서 조용히 어린 내가 견뎌냈다.
사랑을 받지 못했고,
사랑을 주는 법도 몰랐다.
늘 어딘가 부족했고,
잘된 일 하나 없이 실패의 감정들만 쌓여갔다.
나는 오래도록
우울감과 패배감 속에서
조용히, 하지만 꾸준히
살아내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내 안에는 끝내 사라지지 않던
이상한 믿음 하나가 있었다.
“나는 잘될 거야.”
“나는 잘할 수 있어.”
“나는 그렇게 살아야 해.”
그 믿음은 언젠가
두려움에서 시작되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지금의 나는
그 믿음을
살아낸 사람이 되었다.
단단해졌고,
잔잔해졌고,
어떤 감정도 오래 붙잡지 않게 되었다.
잘되길 바라는 사람이 아니라,
잘된 나를 보여주는 사람이 되었다.
이제는 사랑을 기대하지 않고,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고,
조급함 없이
지금의 나를 인정하며 살아간다.
예전이라면 무너졌을 상황도
이제는 웃으며 걸어 나온다.
그게 내가 쌓아온 시간이
결국 증명한 나다.
그리고 나는,
앞으로도 잘 살아갈 것이다.
흔들리더라도
다시 중심을 잡을 것이고,
멈추더라도
언젠가는 다시 걸을 것이다.
나는 잘될 거다.
아니,
이미 잘되고 있다.
그리고,
이제서야
쉼표 하나.
마침표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