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나는 흔들리지 않았다.

조용히 나를 응원했다.

by 김에피

그 믿음이 조용히 나를 응원했다.

얼마 전,

소개 연락을 받고 조심스럽게 톡을 나눴다.


이름과 번호만 알게 된 인연.
그런데 이름이 익숙했다.
예전에 많이 사랑했던 사람이 떠오르는 이름이었다.


불편한 듯,
좋은 듯,
낯익은 감정이 조용히 마음을 흔들었다.


그런데 며칠 뒤,
아무런 말도 없이 상대는 대화를 멈췄다.


내 프로필 사진엔
자연스러운 내 모습들이 담겨 있다.
나는 그게 괜찮다고 생각했고,
누가 봐도 상관없다고 여겼다.


아마도,
그게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걸까.
혹은 나와는 달리
자존감이 낮거나, 단단하지 못했던 걸까.


예전 같았으면,
‘내가 뭐 잘못했나…’
몇 날 며칠을 고민했을 것이다.


마음이 무너지고,
기분이 한참을 가라앉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그저, 받아들였다.


인연이 아니었구나, 하고.

물론 순간은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그 감정에 오래 머물지 않았다.


변함없이 내 생활을 이어갔다.

책을 펼치고,
커피 한 잔을 마시고,
러닝화를 꺼내 다시 뛰었다.


예전 같았으면,
크게 동요했거나 흔들렸을 텐데—


나는 나를 믿었고,
그 믿음이 조용히 나를 응원했다.


그리고 오늘, 이 시간을 쉼표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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