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나는 달리기 시작했다.

나는 나를 믿는다.

by 김에피

여전히
산에 오르고,
책을 읽고,
운동을 한다.


그런데
예전과는 조금 달라졌다.


조급함은 빠지고,
여유가 들어왔다.

‘해야 하니까’가 아니라
‘좋아서’ 하게 됐다.


그렇게 나는
달리기를 시작했다.


오르막과 내리막,
바람과 햇살,
새소리와 풀냄새,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풍경.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행복이 있었다.


나는 뛴다.
호흡을 조절하고,
마음을 정리하고,
가볍게 앞으로 나아간다.


내가 뛰는 시간이 중요하지,
속도는 중요하지 않다.


조금씩
체력이 붙고,
머릿속이 맑아지고,
내 안이 단단해진다.


달리면서 나는
나를 믿는다.
나의 속도와
나의 호흡을.


그리고 오늘, 이 시간을 쉼표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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