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작은 기쁨을 만났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by 김에피

고양이 카페에 갔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조용히 고양이들을 지켜봤다.


다가오면 가만히 기다렸다.

가까이 오면

손을 뻗어 가볍게 머리를 쓸어주었다.


다가오지 않으면,

그냥 가만히 있었다.


어쩌다 마음이 움직이면

내가 먼저 한 걸음 다가가기도 했다.


기다림과 다가옴,

거기에는 조급함이 없었다.


그때,

문득 한 사람이 떠올랐다.


뭔가 아기 고양이 같았던 그녀.

조심스럽고,

작고,

다가올 듯, 멀어지던.


나는 그때,

그녀에게 다가가려 했다.

조심스럽게 다가가야 했지만,

그땐 조바심이 났다.


더 가까워지고 싶었고,

더 빨리 알고 싶었고,

그래서 서두르다,

결국 놓쳐버렸다.


지금 생각하면 알 것 같다.

어떤 인연은

다가오기를 기다려야 한다는 걸.


기다림 끝에 다가오는 건,

억지로 끌어당긴 것보다

훨씬 더 부드럽고,

오래 머문다는 걸.


그날,

나는 작은 기쁨을 만났다.


기다림 끝에 다가오는

고양이의 체온,

가만히 스치는 부드러운 털,

아무것도 말하지 않아도 충분했던 순간.


그리고 오늘, 이 시간을 쉼표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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