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압의 껍질을 깨고 피어나는 자유와 사랑의 서정

『汝、星のごとく』- 2023년 서점대상 수상

by KOSAKA

작가 나기라 유우(凪良ゆう)의 『汝、星のごとく』는 억압과 자유, 사랑과 상처가 교차하는 섬 한가운데서 조용히 피어나는 두 청춘의 이야기다. 여고생 이노우에 아키미(井上暁海)는 아버지의 불륜으로 무너진 가정 속에서 ‘바른 삶’이라는 이름의 감옥 안에 스스로를 가두고 살아왔다. 그녀에게 규칙과 질서는 곧 자기 자신을 억누르는 굴레였으며, 그 안에서 아키미는 늘 고독과 공허를 친구 삼아왔다. 그러던 어느 날, 외부와 철저히 차단된 듯한 섬의 고등학교 교실에 돌연 전학 온 아오노 카이(青埜櫂)는 전혀 다른 결의 자유를 등에 업고 다가왔다. 어머니의 방황 속에서 방목되며 자란 카이는 속박 없는 삶을 즐겼지만, 그 이면에는 누구에게도 속하지 못한 채 떠도는 쓸쓸함이 깊게 배어 있었다.


아키미와 카이가 처음 눈을 맞춘 순간, 두 사람은 서로에게서 자신과 닮은 결핍을 감지한다. 아키미에게 카이는 억눌린 욕망의 해방구였고, 카이에게 아키미는 안온함을 갈망하게 만든 오아시스였다. 직기는 이 만남을 섬의 봄벚꽃 아래 펼쳐지는 한 폭의 그림처럼 묘사한다. 연분홍 꽃잎이 흩날리는 교정에서 아키미가 느끼는 감정은, 그동안 굳게 닫혀 있던 자신 안의 상상력과 감성이 드디어 숨을 쉬기 시작했다는 깨달음이다. 독자는 그 장면을 통해 주인공의 내면에 스며드는 미세한 떨림을 오롯이 체감하게 된다.


작가는 사계절의 풍경을 통해 두 사람의 심리를 은유적으로 보여준다. 여름이 되면 바닷바람에 실려 오는 염분 가득한 공기가 카이의 뺨을 스치고, 그때마다 그의 내면 깊은 곳에서 억눌렸던 욕망과 두려움이 동시에 꿈틀댄다. 가을 단풍이 섬을 붉게 물들일 때쯤 두 사람은 자신이 서로에게 어떤 존재인지 불현듯 깨닫고, 첫 위기에 부딪힌다. 서로를 향한 뜨거운 마음은 아름답지만, 동시에 상대의 허물을 직시하는 시선은 냉엄하다. 이 겨울이 되면 차갑게 얼어붙은 공기가 두 사람 사이에 마지막 결단의 얼음을 두껍게 가로놓는다.


나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인생을 그르치고 싶어.
わたしは愛する男のために人生を誤りたい。


직기기 특히 탁월하게 그려내는 것은 인물들의 내면 독백이다. 아키미가 몰래 카이와 바닷가를 걸으며 느끼는 떨림은 ‘금단의 산책’이라기보다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작은 혁명처럼 다가온다. 그녀는 그 순간 비로소 자신이 외부의 시선과 규칙을 얼마나 굳게 믿고 있었는지를 깨닫고, 그것이 자신을 얼마나 옥죄고 있었는지를 자각한다. 반면 카이의 독백은 자유에 대한 갈구와 그로 인한 불안, 그리고 누군가에게 붙들리고 싶은 애처로운 욕망이 뒤엉켜 있다. 그의 내면에서는 불꽃이 타오르듯 뜨겁다가도 금세 사그라지는 양면성이 번뇌로 표출된다.


사랑이라는 언어는 이 소설에서 단순한 감정을 넘어 서로를 마주보게 하는 거울이자, 때로는 칼날 같은 날선 질문이 된다. 카이는 아키미를 통해 자신이 스스로를 속여 왔음을 깨닫고, 아키미는 카이와의 교류를 통해 자유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음을 배운다. 사랑은 손을 잡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만, 동시에 손을 놓는 것에도 이유가 필요하다는 문장은 인물들의 양가감정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며 독자의 가슴에 오래도록 잔상을 남긴다.


제대로 된 인간이란 건 그저 환상같은거야. 우리는 자기자신을 살 뿐이야.
まともな人間なんてものは幻想だ。俺たちは自らを生きるしかない。

이 작품의 서사는 프롤로그, 만남, 갈등, 각성, 결단이라는 구조를 밟지만, 엄밀히 말해 기승전결이 단선적으로 흐르지 않는다. 크고 작은 갈등과 깨달음의 순간들이 여러 번 교차하며 독자의 감정선을 유연하게도 요동치게 한다. 중반부에 터져 나오는 사건은 두 사람의 관계를 얼어붙게 하면서 ‘진정한 자유란 무엇인가?’라는 묵직한 질문을 다시금 던진다. 작가는 마지막 장에서 명확한 해답을 내놓지 않음으로써, 독자가 스스로 해석의 여지를 찾도록 배려한다.


문체는 평이하지만 곳곳에 빛나는 문장들이 흩어져 있어 읽는 재미를 더한다. 대화 속에서는 인물의 성격과 상처가 자연스럽게 드러나며, 그 짧은 말투 하나에도 감정의 파동이 실린다. 다만 풍경 묘사와 내면 독백이 길어질 때는 다소 호흡이 느려질 수 있으므로, 빠른 전개를 선호하는 독자라면 다소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느림이야말로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분위기를 곱씹으며 음미할 수 있는 여유를 제공한다는 점도 분명하다.


전반적으로 이 작품은 섬이라는 고립된 공간 안에서 억압과 해방, 사랑과 상처가 서로를 비추며 빚어내는 서정적 로맨스의 정수를 보여준다. 삶의 궤적 위에서 사랑이 어떤 빛을 발하는지, 그 빛이 때로는 차가운 상처를 드러내는 칼날이 될 수 있음을 여실히 그려낸 이 작품은, 자유와 사랑, 선택과 운명의 무게를 깊이 음미하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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