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귤의 흰 줄기
달콤하지 않은 살결로
조용히 귤을 묶어둔다
어느 손길이건
나를 떼어내려 하지만
나는 안다
모두가 알지 못하는
내 작은 사명을
네 혀끝에 걸려
잠시 귀찮음이 되더라도
나 없으면
귤도 허물어져 버린다
회사 구석
낡은 책상 위에 앉아
빛나지 않는 서류들 사이
내 자리 하나 지킨다
누구도 부르지 않지만
나는 오늘도 붙들고 있다
흩어질 것들을
조금은 부드럽게 엮으며
작은 질서 하나를 남긴다
그게 내 몫이라 믿으며
귤락인 나
한 번쯤은
필요하다고 여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