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무려 시집 29화

귤락 2

by KOSAKA

나는 귤의 흰 줄기

당신의 혀끝에 걸리는

조금은 무의미한 꺼풀


하나하나 떼어내며

한숨을 흘리는 당신의 손끝에

나의 쓸모가 들킨다


언제나 그랬다

귤을 감싸는 척하며

결국엔 버려지는 몸

아무도 나를 삼키지 않았다


회사 구석 한 칸

잊힌 서류 더미 옆에

묵은 자리처럼 앉아있다

남겨둔 이름도 빛도 없다


그래도 웃음이 난다

귤락 하나쯤 없으면

조금 허전하다지

그 참 하찮은 위안으로

오늘도 얌전히 붙어있다


떼어낼 거라면

서둘러 떼어내라

어차피 달콤함은

나의 몫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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