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니

사랑하는 사람.

by JE

그대와 처음 마주한
2년 전 그날이 다시 다가오니
그대가 너무나도 보고 싶습니다.


시간이 꽤 흘렀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그날의 공기와 계절이 돌아오니
내 마음 어딘가에 조용히 묻어 두었던 이름이
다시 떠오릅니다.


아, 그리운 옛님.


잊었다는 착각 속에 빠져 있으면
다시 나의 마음을 헤집고 들어오는
그때의 기억들이 있습니다.


언제쯤
당신을 전부 묻어 두고 살아갈 수 있을까요.
언제쯤
당신을 그저 과거의 추억으로 남길 수 있을까요.


나의 입은 말합니다.
너를 잊었다고,
이젠 그저 과거 속 아름다운 추억일 뿐이라고.


하지만 나의 마음은
전혀 다른 말을 합니다.


아직도 네가 그립다고,
아직도 네가 보고 싶다고.


분명 나는
널 담은 아름다운 상자를 닫고
어여쁜 추억으로 남겨 두었다고 믿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그 상자는 자연스럽게 먼지가 쌓이고
나는 더 이상 그 안을 들여다보지 않을 거라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나는
그 상자를 닫은 것이 아니라
그저 조심스럽게 내려놓았을 뿐이었고,


널 추억하는 마음조차
완전히 닫지 못했다는 것을
또 다른 연애를 하고
1년이 지나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그 새로운 연애 때문에
네가 더 그리워진 걸까요.


아니면
너라는 존재가 마음 어딘가에 남아 있어서
나는 또 다른 사랑을 시작했던 걸까요.


지금도 가끔
그 질문 앞에서 멈춰 서게 됩니다.


너를 추억하며
이 글을 쓰고 있으면서도
선뜻 안부를 물을 용기는 없습니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겨우 이런 글을 쓰며
조용히 너를 그리워하는 것뿐입니다.


내가 너를 밉다 말해도,
싫다 말해도,


너에 대한 감정이
정말로 사라졌다면
그 미움도, 그 싫음도
느껴지지 않을 거라는 걸
나는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혼자
너에게 말해 주고 싶은 단어들을
가만히 나열해 봅니다.


오늘의 단어는
다소니.


순우리말로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나의 다소니.


시간이 지나도
완전히 지워지지 않는
내 마음에 남은
옛사랑.


어쩌면 우리는
서로의 삶 속에서
아주 잠깐 스쳐 지나간 계절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계절이 지나고 나서야
나는 알게 되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오래 함께하지 않아도
마음 깊은 곳에
오래 남을 수 있다는 것을요.


시간이 더 흐르면
당신의 얼굴도, 목소리도
조금씩 희미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당신을 사랑했던 마음만큼은
내 안에서 조용히 남아
한때 내가 얼마나 진심이었는지를
오래 증명해 줄 테니까요.


그래서 부탁합니다.

아름답고 숭고했던 나의 사랑으로 남아주기를.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