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출근길. 흔들리는 마음들
아침 7시 56분.
버스는 이미 만원이었고,
사람들은 말없이 창밖을 보거나
휴대폰을 쳐다보거나,
그냥 멍하니 서 있었다.
나는 뒷문 근처 손잡이를 잡고 있었고,
그는 내 옆에 조용히 서 있었다.
버스는 천천히 출발했고,
우리도 그 흔들림 속에서
묵묵히 하루를 준비하고 있었다.
“오늘도 그냥, 무사히만 지나가면 좋겠다.”
내가 말했다.
“그게 요즘 바라는 전부야.”
그는 작게 웃었다.
“무사한 하루가 제일 어려운 하루지.”
그 말이 묘하게 서글펐다.
우리의 현실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았다.
정류장에 정차하자
한 아주머니가 자리에 앉으라는 제안을 거
절하며 말했다.
“괜찮아요, 나도 아직은 버틸 만해요.”
그 말이 이상하게 마음을 쿡 찔렀다.
‘버틸 만하다’는 말.
어디부터가 괜찮고, 어디까지가 힘든 걸까.
“방금 그 말, 들었어?”
내가 말했다.
“응.
근데 나는 그 말 안에서 묘하게 슬픔이 느껴졌어.”
“왜?”
“괜찮다는 말은,
대체로 괜찮지 않을 때 나오는 말이니까.”
나는 고개를 돌려
그의 옆모습을 잠시 바라봤다.
눈에 피로가 묻어 있었지만,
말은 다정했다.
“오늘도 버틸 수 있을까?”
내가 물었다.
그는 나직이 대답했다.
“같이 있으니까,
아마도.”
버스는 흔들렸고,
우리는 여전히 서 있었다.
그리고,
그 말 한 줄이 오늘을 버티게 해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