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남의 편이었다.

넌 누구야..?

by 오늘도 스마일

그와 나는 만나는 순간부터 말이 잘 통했다.

야근이 많은 직장에 다니는 그였지만, 아침부터 잠들기 전까지 연락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굿모닝이라는 아침 인사부터, 잘 자요라는 마지막 말까지.

하루가 그의 말로 시작되고, 그의 말로 끝났다.


그는 호감형 얼굴에, 좋은 직장, 그리고 다정함까지 갖춘 사람이었다.

나는 그를 만나면서, ‘이제야 진짜 내 인연을 만났구나’라고 생각했다.

모든 것들에 감사했다.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다.


하지만 결혼이 가까워질수록 그는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우리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혼인신고를 먼저 했고, 어쩌면 그때부터였는지도 모르겠다.

결혼 준비가 막바지에 이를수록 그도 나도 예민해졌고, 둘만의 일이 아닌 주변의 일들로

매일같이 지쳐갔다.


같이 살게 된 첫날, 나는 그에게 말했다.

“우리... 진짜 같이 사는 거야?

우리 결혼한 거 맞지? 왜 이렇게 어색하지?”


그는 그런 나를 이상하게 바라봤다.

나는 이제 그토록 사랑하는 사람과 아침에 눈 뜨자마자, 잠들기 전까지 함께할 수 있는데…

그게 왜인지, 낯설고 어색했다.

'혼자 지내던 게 익숙해서 그런가'

혼잣말처럼 생각했다.


결혼 전후로 우리가 싸운 이유는 대부분 시댁과 관련된 일 때문이었다.

그 내용은 아직도 나에게 감정적으로 너무 큰 상처라,

구체적으로 꺼내기 어렵지만.. 이혼을 선택한 이유로는 충분했다.


그와 그 문제로 갈등이 생길 때마다 서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나는 싸우고 싶지 않았다.

그가 늦게까지 야근하는 게 안쓰러웠고, 사랑하는 사람을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내 마음을 몰라주는 그, 모든 걸 내 탓으로 돌리는 그를 이해할 수 없었다.


그도 지쳐갔다.

그는 점점 내가 받아들이길 바라는 눈치를 보였고, 예전처럼 나를 예뻐하고 귀여워하던 사람은

어느새 사라졌다.


싸우면 먼저 사과하던 사람은, 이제 싸우면 연락을 끊었고, 혼자 술을 마시고, 새벽에 들어와, 나를 숨 막히게 만들었다.

결혼 전, 나를 자랑스럽게 여긴 그는

결혼 후,

“이것도 모르냐”

“네가 그러니까 내가 그렇게 말한 거야”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내가 아플 때면, 온종일 나를 걱정해 주던 그는 결혼 후, 본인으로 인해 내가 크게 다쳤는데도

“괜찮아?”라는 말 한마디조차 어려운 사람이었다.


내 남편은, 말 그대로 ‘남의 편’이었다.


이혼 과정 속에서, 그리고 그 이후 알게 된 사실들 덕분에 나는 이혼한 걸 후회하지 않게 되었다.

그게 그의 진짜 모습이었을 테니까.


연애 시절,

달콤한 로맨티시스트였던 그는

이제 내 마음속 조용한 추억으로 남았다.


그렇게 …. 오늘도, 나는 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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