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장 2년 차인 A후보자는 첫 직장으로 외식 프랜차이즈회사에 입사하여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가맹사업이 활발하여 회사가 급성장했으나 낮은 연봉이 늘 불만이었습니다. 대리를 달자마자 연봉을 더 받을 수 있는 중견 식품회사로 이직하여 신규 브랜드 매니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신규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면서 자리마저 위태로워졌습니다. 떠밀리듯 그만둘 수밖에 없는 급한 상황에 금융회사의 영업마케팅 담당자로 이직했으나 서비스 분야가 워낙 이질적이어서 쉽게 적응하지 못했습니다. 마케팅 업무는 자신 있게 해낼 수 있다면서 또다시 이직을 희망했습니다.”
추천 결과는 좋지 않았습니다. A후보자의 이력서를 제출한 채용회사마다 서류 전형에서 연거푸 탈락의 고배를 마셨습니다. 몸 담았던 세 군데 회사가 서로 다른 분야라서 업종의 일관성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불합격 사유였습니다.
사실 A후보자는 이직할 때 채용회사를 선정하는 첫 번째 기준이 연봉 수준이었습니다. 경력의 일관성을 무시하고 연봉이 제일 높은 회사에 입사했습니다. 마케팅 관련 직무 경력은 나름대로 유지하여 직무전문성은 확보했지만, 업종의 일관성 관리에는 실패한 사례입니다.
내 몸값을 떨어뜨리는 실수 7가지 중 넷째는 ‘일관성이 무너진다’는 것입니다. 경력의 일관성이 무너지면 서류 통과도 힘들 만큼 환영받지 못합니다. 경력사원을 채용하는 가장 큰 목적은 입사하자마자 바로 현업에 투입되어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업종과 직무가 관련이 없거나 유사성이 적다면 당연히 경력의 적합성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할 것입니다.
“40대 초반의 B 후보자는 부품 수입회사에서 수입업무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영업이 더 적성에 맞는 것 같아 다른 원료 수입회사로 옮겨 국내영업을 담당했지만 사업이 부진하여 중소 무역회사로 다시 이직하여 경영관리를 맡았습니다. 그러다 개인 창업에 뜻이 있어 해외 브랜드의 국내 총판대리점 계약을 했으나 자금 사정 악화로 재취업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B 후보자는 업종뿐 아니라 직무의 전문성도 유지하지 못했습니다. 회사 규모도 처음에는 중견기업에서 나중에는 중소기업으로 작아졌습니다. 더욱이 개인회사를 창업한 점은 재취업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합니다. 자기 사업을 했던 사람이 다시 월급쟁이 생활을 제대로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직장인으로 복귀하기에는 긴 공백기가 생긴 것입니다.
“40대 중반의 차장급인 C 후보자는 대기업에서 이직 한 번 없이 줄곧 다양한 업무를 했습니다. 처음에는 영업을 하였고, 대리가 되면서 구매업무를 하다가 과장 승진과 함께 지방 공장으로 내려가 경영지원업무를 맡았습니다. 성실성과 책임감을 인정받아 사장 직속 본사 경영진단팀으로 올라와 차장까지 승진했습니다. 하지만 경영진이 바뀌면서 감사 업무를 오래 한 나머지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되어 버렸습니다. 자의 반 타의 반 명예퇴직을 한 후 구직 활동을 하고 있으나 직무의 전문성이 부족해 번번이 구직에 실패하고 있습니다.”
C 후보자는 자신의 업무에 최선을 다했고 능력도 인정받았으나 본인의 경력 관리를 등한시하여 직무의 일관성과 전문성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가장 최근 경력인 경영진단 업무는 재무회계 출신이 아니어서 불리합니다. 영업, 구매, 경영지원, 경영진단으로 나눠 쓴 핵심역량은 서류 심사에서 합격하기 어렵습니다. 공백기간이 길어져 해가 바뀌고 구직 가능성은 점점 희미해지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대기업에 재직 중인 후보자들의 이력서를 검토하다 보면 두 가지 부류로 나뉩니다. 하나는 일관성 있게 직무를 개발한 경우, 다른 하나는 일관성 없이 여러 부서를 전전하는 경우입니다. 전자는 해당 직무의 전문가로 성장하여 다른 회사에 좋은 조건으로 스카우트되지만, 후자는 위의 C 후보자 사례처럼 소위 필살기가 없는 물경력이 되어 이직이 쉽지 않습니다.
직장인은 어느 분야이든 전문성과 일관성을 고루 갖춰야 합니다. 스페셜리스트가 된 다음에 제너럴리스트가 되는 것이 직장인 경력관리의 정석입니다. 경력사원에게 이것저것 다 할 줄 아는 만능 맨이 되지 말라는 충고와 일맥상통합니다.
직장인이 업종과 직무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한 직장에서 정년 퇴직한다면 문제 될 것이 없지만, 이직을 원한다면 일관성은 매우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