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심장 소리도 귀엽다

by 목하화

고양이가 내 품에 포옥 안겨 온몸을 나에게 맡겼을 때, 우리는 하나가 된다. 고양이의 따뜻한 체온, 부드러운 털, 온전히 몸을 기대어 느껴지는 무게감, 세근세근 숨 쉬는 숨소리, 골골 울리는 골골송, 그리고 작게 콩닥거리는 심장 소리까지 모든 것이 내가 된 듯한 느낌이 든다.



살면서 내가 아닌 누군가의 심장 소리를 이렇게 집중해서 들어본 적이 있었던가. 작은 심장 소리지만, 내 마음에는 큰 울림으로 다가와 깊은 감정을 흔든다.


반려동물을 나처럼 폭 안고 있는 사람이라면 다 이런 감정을 느끼지 않을까. 그런데 처음엔 이 느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랐다. 마냥 행복하기만 한 감정은 아니었다. 그 사이 어딘가에 무언가가 있었지만, 그게 무엇인지 몇 년간 알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고양이의 몸이 안 좋았던 날이었다. 그날 알게 되었다. 무한한 신뢰와 무해한 순수한 사랑으로부터 오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깊은 행복이라는 걸. 이 작은 생명이 전해준 메시지를 알아차리는 데 몇 년이 걸리다니. 미안하고, 무지했던 내 자신이 조금 창피해졌다. 그래서 더 많이 안아주고, 더 자주 사랑을 표현해줬다. 그 마음을 느꼈기를 바란다.


콩닥거리는 심장 소리를 듣고 있으면 마음이 평온해진다. 생명이면 당연히 심장이 있고 뛴다는 건 자연의 이치인데, 왜 너의 심장은 더 특별하게 느껴질까. 누군가의 심장 소리가 귀엽다고 생각한 건, 살면서 처음이다.


아마 고양이의 심장소리를 듣는 이 순간은, 내가 살아있다는 걸 또렷하게 느끼는 찰나일지도 모른다. 서로를 온전히 믿고 안긴 시간 속에서 우리는 말보다 깊은 언어로 교감하고 있었다. 그 따뜻한 울림이 오래도록 내 마음에 남아, 하루하루를 더 조심스럽고 사랑스럽게 살아가게 만든다.




keyword
이전 05화비 온 뒤 맑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