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철나무꾼, 시인의 심장을 찾아

성수 씨의 만물상점 #10 - 재점검

by 김성수


어서 오세요, 성수 씨의 만물상점입니다.


벌써 열 번째 글이 진열장을 채웠네요. 문득 가게를 돌아보니, 제가 그동안 '과거'라는 먼지 쌓인 선반에서만 물건을 꺼내오고 있었더군요. 예전 어른들이 그러셨듯, 저도 어느새 지나온 시간을 그리워하는 나이가 되었나 봅니다.


앞으로 이 만물상점을 어떤 이야기들로 채워나가야 할지 고민하다가, 가게의 간판과도 같은 제 브런치 소개글을 다시 찬찬히 들여다보았습니다. 그곳에는 '시인의 심장을 가진...'이라는, 저의 조금 서툰 다짐이 적혀 있었죠.


그래서 오늘은 진열장에 있는 옛 추억 대신, 이 가게 주인장인 저의 고민과 속마음을 조금 꺼내놓을까 합니다.


제 브런치 작가 소개에는 "시인의 심장을 가진, 일상의 관찰자"라고 쓰여있답니다.


'시인의 심장'이라니, 참 거창하지요? 맞는 말이에요. 저는 등단 작가도 아니고, 제 이름으로 된 시집 한 권 내본 적 없는걸요. 그러니 저 소개 글은, 지금의 제 모습이라기보단 언젠가 꼭 그렇게 되고 싶다는 간절한 '다짐'에 더 가까울 거예요.


마치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심장을 그토록 간절히 원했던 양철나무꾼처럼 말이죠.

그가 텅 빈 가슴을 채워줄 따뜻한 심장을 얻기 위해 위대한 모험을 떠났다면, 저의 여정은 바로 이곳, 브런치라는 길 위에서 펼쳐지고 있는 셈이랍니다.


그렇다면, 양철나무꾼이 우여곡절 끝에 결국 심장을 얻었듯, 저는 어떻게 해야 저만의 '시인의 심장'을 얻을 수 있을까요.

신춘문예라는 좁은 문을 통과해 화려하게 등단하는 것? 아니면 종이책이든 전자책이든 번듯한 시집 한 권을 세상에 내놓는 것?


저의 첫 글은 그저 우울을 이겨내기 위한 소소한 몸짓에 불과했어요. 이곳 브런치라는 공간에 내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하고 만족했었답니다.


하지만 다른 작가님들의 빛나는 글들을 읽으며, 저는 저의 한계와 부족함을 뼈저리게 깨달았어요. 그리고 동시에, 마음 한구석에서 아주 작지만 뜨거운 열망이 꿈틀대기 시작했지요.


'더 잘 쓰고 싶다'는 욕심. 그리고 단순히 글을 쓰는 사람을 넘어, 누군가의 마음에 가닿는 문장을 빚어내는 '진짜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


그래서 저는 요즘, 중요한 갈림길 위에 서 있는 기분이랍니다. 글쓰기를 그저 삶의 즐거운 '취미'로 남겨둘 것인가, 아니면 조금 더 욕심을 내고 치열하게 부딪쳐 '작가'라는 이름의 무게를 견뎌볼 것인가.

아직 명쾌한 답을 내리지는 못했어요. 다만 한 가지는 확실하답니다. 저의 이 모험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라는 것을요.


오늘도 저는 저만의 에메랄드 시티를 향해, 서툴지만 진심을 꾹꾹 눌러 담아 한 자 한 자 글을 써 내려갑니다.


여러분도 혹시 저처럼, 자신만의 에메랄드 시티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고 계신가요?
여러분이 그토록 간절히 찾고 있는 '심장'은 과연 무엇인지 궁금하네요.
그 여정의 길목에서 우리, 서로에게 따뜻한 길동무가 되어주면 어떨까요?
마치 도로시와, 그녀의 용감한 친구들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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