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
나의 운동화 발자국 아래로
그 옛날 닳아버린
짚신 자국이 겹쳐온다.
시대의 공간 달라도
삶의 궤적은 하나로 흐르는 법.
박제된 과거가 아니다.
지금 내 발바닥이 증언하는
이 서늘하고 묵직한 돌의 촉감.
누군가의 영광과
또 다른 누군가의 통곡은
사백 년 돌담길 위에서,
이제는 담담한 풍경으로 채색되어 있다.
돌 틈마다 빼곡히 고인 숨결들.
삶은 이곳에 다져졌고,
또 다져질 것이니,
길은 시간을 넘어 영원히 걷고 있다.
"시인의 심장을 가진, 일상의 관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