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벽에 핀 꽃
ㅡㆍㅡ
바닥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끝이라고 불렀던 그곳은
사실 또 다른 낭떠러지의 입구였다
절망은 나를 무너뜨리지만,
무너져 내린 자리에서 마주한다
잡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잡을 수 없는 것만이 나를 지탱했다
빛도 없고, 길도 없는 그곳에서
끝이란,
닿는 지점이 아니라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자리
스스로를 꺼내야 한다
모든 희망이 사라진 이 자리,
절망의 끝에서
아무도 불러주지 않는 내 이름을
다시 꺼내었다
그것이 유일한 시작이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