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P.26.《잠결에 도착한 신호》
우리는 다 꿈을 꾼다.
잠잘 때 꾸는 꿈 말고,
깨어 있을 때 자꾸 떠오르는 그 꿈.
이루고 싶은 것,
되고 싶은 나,
그리고
“이건 꼭 해보고 싶다”
는 말로는 잘 설명 안 되는 어떤 욕심 같은 것.
나는 얼마 전,
아주 요란한 꿈을 꿨다.
하늘에서 총알이 떨어졌다.
그것도 그냥 총알이 아니라,
떨어질수록 점점 커지더니
어느 순간 폭탄이 되었다.
펑.
놀라서 깼다.
이불을 걷어차며 혼잣말을 했다.
“와… 이건 대박 꿈이다.”
보통 악몽을 꾸면 불길하다고들 하는데,
나는 이상하게도 전혀 무섭지 않았다.
오히려 묘하게 기분이 좋았다.
이건…
‘터질 일이 있다’는 신호 같았다.
좋은 쪽으로.
꿈이라는 게 늘 그렇다.
설명은 안 되는데,
느낌은 또 기가 막히게 정확하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그 꿈은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과
정확히 맞물려 있었다.
그 일은—
아직 다 말하긴 이르지만,
아무튼 꽤 오래 마음에 품어왔고,
“될까?”보다 “해보자”를 더 많이 중얼거리게 만든 일이었다.
문제는,
꿈이 크면 꼭 고비도 같이 온다는 것.
처음엔 서류가 안 맞고,
그다음엔 타이밍이 안 맞고,
그다음엔 사람이 안 맞고,
마지막엔…
내 멘털이 안 맞았다.
“이쯤에서 접으라는 건가?”
이 말을 한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럴 때마다 이상하게도
꼭 엉뚱한 곳에서 신호가 왔다.
커피를 쏟는다든지,
핸드폰을 두고 나온다든지,
메일을 잘못 보내서
식은땀이 난다든지.
(보낸 직후 ‘회수’ 버튼을 0.2초 늦게 누른다든지.)
그때마다 나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아… 이건 또 뭐야.’
‘나 지금 시험 보는 중인가?’
웃긴 건,
그 고비를 하나 넘기고 나면
꼭 그다음 단계가 열렸다는 거다.
아주 조금씩.
티 안 나게.
하지만 분명히.
그래서 요즘은
뭔가 잘 안 풀리면 이렇게 말한다.
“아, 또 하나 넘기라고?”
예전엔 꿈을 조용히 꾸는 사람이 멋있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생각이 바뀌었다.
내 꿈은 원래 좀 시끄럽다.
하늘에서 폭탄이 떨어질 만큼.
그래도 괜찮다.
묵묵히 만 가는 길이 꼭 맞는 길은 아니니까.
어쩌면 꿈이라는 건,
우리가 잠들었을 때보다
깨어 있을 때 더 자주 우리를 흔드는지도 모르겠다.
지금도 그 일은
느리지만
분명하게 진행 중이다.
가끔 불안하고,
가끔 웃기고,
가끔 “이게 맞나?” 싶지만—
그래도 나는 안다.
그날 꿈이 그냥 꿈은 아니었다는 걸.
총알이 떨어져 폭탄이 된 건,
아마도
모아둔 마음이 한 번에 터질 준비를 하고 있다는 뜻이었을 거다.
그리고 나는, 그 폭발을
조금 두려워하면서도
꽤 기다리고 있다.
혼자 생각이 많아서,
꿈도 남들보다 크게 꾸는지도 모르겠다.
고독해서 그래.
그래도 뭐,
꿈은 원래
조용히 오지 않잖아?
감성 에세이, 일상, 고독
― EP.26. 《고독해서 그래 》 《잠결에 도착한 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