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09. /스튜디오의 아이들(드림비트.퓨처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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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 비트 스튜디오는 세련되고 현대적인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다. 커다란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자연광이 사무실을 환하게 비추고, 벽에는 최신 음향 장비와 다양한 악기들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탁자 위에는 최신 음악 잡지와 여러 종류의 커피 머신이 놓여 있어 방문객들의 편의를 잘 갖추고 있다. 방 한구석에는 깔끔하게 정리된 담배 재떨이가 있고, 공기 중에는 은은한 커피 향이 감돌았다.
이성기 사장은 사무실에서 담배를 물고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오십을 넘긴 중년의 그는 거친 인상과 늘 찌푸린 얼굴이 특징이다. 투박해 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몸에 꼭 맞는 고급 양복을 입어 세련된 이미지를 연출하고 있었다. 이성기는 음악계에서 성공을 꿈꾸며 항상 최고의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었다.
"김 실장! 너 뭐 하는 X꺄? 요즘 쓸 만한 애들이 그렇게 없어?" 이성기는 한심하다는 듯 김 실장을 쳐다보며 말했다. "애들 좀 풀라는데 죽갔네. 쫌 쫌 돌아다니면서 어? 있잖아. 그..." 그는 얼굴을 위아래로 훑으며 덧붙였다. "이거 좀 되는 애들로. 어?"
김철민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요즘 정말, 애들 없어요. 좀 뜬다 싶으면 줄줄이 엮어 아이돌로 데뷔시킨다고 난리고, 아니면 지들 잘난 맛에 SNS나 유튜브에서 스스로 다 광고 홍보하고 다니는데, 우리가 데려올 애들이 어디 있어요?" 철민의 목소리에는 원망이 묻어 있었다.
이성기는 그의 말을 무시하며 냉정하게 말했다. "그게 니가 할 일 아니야? 인마. 암튼 이번 방송 출연 때 데뷔시킬 애들 없으면 이 생활도 끝인 줄 알아!" 그는 철민을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보며 경고했다.
철민은 잠시 스튜디오 내부를 둘러보았다. 한때 젊은 음악인들이 성공을 꿈꾸며 모였던 이곳은 이제 상업적 성공을 위해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곧 있을 오디션 때문에 철민은 머리가 아팠다.
퓨처믹스 스튜디오 앞에 아이돌과 솔로 데뷔를 꿈꾸는 연습생들이 강의실 앞에 몰려 들었다. 긴장감과 기대가 감도는 가운데, 방울은 궁금한 듯 고개를 내밀며 물었다.
“뭐야?”
강의실 앞에는 공고문이 붙어 있었다.
“이번 가요제 오디션 곡 이래,” 달래가 대답하며 작은 키로 아이들 틈으로 들어섰다. 방울도 달래를 따라 들어갔다. 또래 친구들보다 작은 달래는 아이들 틈에 묻혔다. 키가 크고 늘씬한 비주얼이 좋은 아이들 사이에서 달래와 방울은 유난히 작고 초라해 보였다.
“아~” 달래가 예시 곡을 보다가 한숨을 쉬며 탄식했다.
“이런~~ 처음 보는 곡들이다,” 방울도 비집고 들어오며 공고문에 눈을 고정했다.
퓨처믹스 스튜디오의 아이들이 웅성거리며 강의실을 떠났다. 방울이 눈을 휘둥그레 뜨며 말했다. "미… 쳐… 따. 지역 예선 끝난 지 겨우 일주일인데 벌써 서울 예선이라니." 방울의 얼굴에는 당혹감이 서려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