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1– 그날, 너를 만났다(1)
버스를 타던 그날을 기억한다.
그날 이후, 너는 항상 물었다.
"언제 올 거야? 나 너 보고 싶어."
"넌 나 안 보고 싶구나??"
나는 늘 "시간 내볼게." 하며 차일피일 미뤘다.
보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때 나는 스물한 살.
지금과는 달리, 혼자 부산 밖으로 나가본 적도,
혼자서 기차를 타본 적도 없었다.
혼자서 시외버스는 더더욱 힘들어했다.
근데 너는,
뭐가 그렇게 급했는지
또 보채듯 말했다.
그리고 나는 또 몇 번을 더 미뤘다.
"놀러 와줘."
"뽀뽀해 줄게."
너는 장난처럼 말했지만,
그 안에 얼마나 간절함이 있었는지..
이제야 알 거 같다.
아니 지금은 알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유도 없이 마음이 움직였다.
그냥, 너를 보러 가고 싶었다.
그리고는 약속했다.
"내일 갈게.. 아니 가볼게.. 잘~"
"정말? 좋아!"
"나 길 모르니까, 버스 내리는 데 꼭 나와 있어야 돼. 꼭 미리 나와있어야 된다.. 알았제?"
"당연하지ㅎㅎ"
버스터미널에서 만나자고 약속하고,
나는 너에게 장난처럼 물었다.
"야~ 가을, 너 예뻐? 푸하하하"
"나, 사실 완전 못난이야. 도망가면 안 돼. 흑흑"
"음음.. 음.. 음.. 그래??ㅎㅎ"
"야~!"
"괜찮다. 난 목소리 좋은 사람이 좋아. 너 목소리 진짜 좋잖아. 서울말 쓰는 것도 좋고."
"치… 너는? 잘생겼어?"
"야이씨~나 완전 잘생겼지~~! 여자들이 줄을 선다, 서~ 근데도 널 보러 가는 거야. 푸하하하.
미안하다~근데 진짜다ㅋㅋㅋㅋ"
우린 그렇게 장난처럼 말했지만,
내 안엔 묘한 떨림이 있었고
너도 그랬을 거라고 믿는다.
그렇게 나는 두근두근 뛰는 가슴으로 버스에 올랐다.
혼자서 시외로 가는 버스를 처음 타봐서 더 떨렸던 거 같다.
그 감정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떨리고 설레었다.
그리고 너는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우리, 버스터미널에서 처음 만나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그냥 1분만 꼭 안고 있자.
그동안 쌓인 감정이 깨지지 않게."
"오~ 좋아. 좋은 거 같다!"
나는 흔쾌히 동의했고,
색다른 경험이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