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매력

by 한이

그렇게 캐나다의 여름을 그리워하며 겨울을 보내던 나에게 나에게 한 가지 큰 이벤트가 다가오고 있었다.


바로 뉴욕 여행이었다.


토론토에 오는 반이상의 관광객들이 빠지지 않고 여행하는 것이 뉴욕이다. 그만큼 매력적인 도시였다.


몇 달 전부터 준비했던 여행시기가 다가오고 있었다. 미국 여행에는 esta라는 전자여행허가서라는 것이 필요한데 무비자로 미국을 여행하기 위해서는 필수이다.


온라인으로 신청하면 며칠이면 승인을 받을 수 있다. 날이 좋을 때도 아니고 이 추운 겨울에 뉴욕을 가는 이유는 바로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새해 카운트다운을 하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12월 말, 어학원에서 만난 언니와 함께 뉴욕에 가기 위해 공항으로 갔다. 연말이라 그런지 공항에는 사람이 많았다.


체크인을 하고 탑승을 기다리는데 설레기도 했고 너무 걱정되기도 했다. 캐나다에 올 때도 걱정이 많았었는데 미국이라니. 까다롭다고 유명한 입국심사도 걱정되었고 치안문제도 계속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래도 비행기에 탑승해 이륙하고 하늘에 떠 창밖을 보는데 그 풍경이 마음을 조금 차분하게 해 주었다.


뉴욕에 도착 후 걱정했던 입국심사는 생각보다 간단했다. 아무래도 운 좋게 친절한 입국심사관님을 만난 것 같았다.


그렇게 공항 밖으로 발을 내디뎠다. 뉴욕에 대한 첫 느낌은 그렇게 긍정적이지는 않았다. 일단 날씨가 너무 추웠으며 같은 북미라 그런지 풍경이 토론토와 비슷했다.


하지만 그 생각은 다음 날 바로 바뀌었다. 미술관에 가고 타임스퀘어에 갔는데 사람은 많았지만 화려한 도시 그 자체였다. 이제야 실감이 났다. 이곳이 뉴욕이라는 게.


31일, 해의 마지막 날. 우리는 아침 일찍부터 타임스퀘어로 갔다. 아침 9시도 전에 도착했는데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경찰들이 길을 펜스로 막아놓고 사람들을 통제하고 있었다. 우리는 운 좋게 인파에 섞여 들어가 타임스퀘어 전광판이 잘 보이는 명당을 차지할 수 있었다.


안쪽으로 들어온 후 남은 것은 오직 기다림 뿐이었다.


약 15시간을 버텨야 했다. 하늘은 흐렸고 바람은 차갑고 매서웠다. 하지만 뉴욕에서 새해를 보낸다는 특별함이 기나긴 기다림을 버티게 해 주었다.


한 번 펜스 안에 들어오면 화장실도 못 간다. 화장실을 가기 위해서는 밖으로 나가야 하는데 한 번 나가면 다시 들어오지 못한다.


혹시 화장실 갈 일이 생길까 봐 아침에 물 한 잔도 채 마시지 않고 나왔다. 혹시나 너무 배고파서 어지러울까 봐 가져온 건 빵 하나와 물 한 병이 전부였다.


그것마저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먹고 마시는 것을 계속 미루다가 늦은 오후가 되어 너무 배가 고플 때 한입씩 먹었다.


너무 춥고 다리도 아팠지만 그래도 점점 자정에 가까워지는 시간을 보며 기다렸다. 6시간 전부터는 한 시간마다 자정까지 얼마나 남았는지 카운트다운을 해준다.


해가 지고 나서는 공연도 볼 수 있었다. 그럼 사람들은 힘든 것도 잊은 채 공연을 즐기기 바빴다. 힘들었지만 그 분위기가 좋았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새 자정까지 1분이 남았다.


그 1분을 잊을 수 없다. 전광판에 점점 줄어드는 숫자를 보며 사람들이 숨죽였다. 이내 자정까지 10초 남았을 때 사람들은 다 같이 큰소리로 남은 시간을 외쳤다.


그리고 마침내, 자정이 되어 새해를 맞이했을 때 그 환호성이,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그 분위기가 나까지 열광하게 되었다.


기다리는 게 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지만, 마지막에는 그저 기쁨만이 남았다.


이렇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이 하나 더 생겼다.


다음 날 비록 감기에 걸려 목소리를 잃었지만 후회되지 않는다.


계속 흐렸던 날씨가 자유의 여신상을 보러 크루즈를 타는 날 구름이 걷히고 해가 났다. 실제로 본 여신상은 거대하고 웅장했다.


나의 첫 미국여행.


뉴욕을 갔다 오고 나서 처음으로 여행의 즐거움을 느꼈다. 내가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여행을 뉴욕으로 끝내고 싶지 않았다.


캐나다의 여름을 한 번 더 느끼고 싶을 뿐만 아니라 캐나다와 미국 등 다른 나라, 여러 도시를 더 여행해보고 싶었다.


그렇게 난 워킹홀리데이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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