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잊힌 실타래를 따라간 아이

지워진 기억 속 마지막 틈, 그 아이는 실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by 디바인힐러

《하늘의 끝을 꿰맨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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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편 | 오래전 잊힌 실타래를 따라간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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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꿰맨 줄 알았지만, 잊힌 틈은 남아 있었다

루아가 떠난 뒤, 세상은 조금씩 회복되어 갔다.

하늘은 찢기지 않았고, 바다는 다시 노래를 불렀다.

사람들은 실을 기억했지만,

누구도 다시 실을 꿰매지는 못했다.


모그는 실을 들고 다녔다.

루아가 남긴 마지막 조각.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오래된 숲에서 바람 같은 목소리를 들었다.


“여기, 아직 꿰매지 못한 곳이 있어.”


그건 아주 작은 목소리였다.

하지만 분명히 울고 있었다.

그는 주저하지 않았다.

그 길은 지도에도, 별에도 없는 길이었지만,

그 실은 망설임 없이 그곳을 가리켰다.


숲 속 깊은 곳,

작은 바위틈에서 실이 떨렸다.


그 틈 속에는 오래전 잊힌 기억,

말하지 못한 슬픔이 숨어 있었다.

그것은 루아조차 꿰매지 못한 마지막 균열이었다.


모그는 무릎을 꿇고 속삭였다.

“괜찮아, 이번엔 내가 꿰맬게.”


손이 떨렸지만 실은 끊어지지 않았다.

바늘은 그 틈을 따라 조용히 움직였고,

슬픔은 실을 타고 올라와 눈물로 스며들었다.


그날 밤,

모그의 가슴 위에 작고 빛나는 점 하나가 피어났다.

그건 별이 아니었다.

울음이었다.

하지만 슬프지 않은 울음.


기억을 꿰매는 울음.


사람들은 몰랐다.

이름도, 장소도, 이유도.

하지만 누군가의 마음 틈에는

그 실의 울림이 퍼지고 있었다.


모그는 천천히 걸었다.

언제나처럼,

울음이 있는 곳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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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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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끝을 꿰맨 아이》는

사라진 이들을 기억하고, 그 자리를 꿰매는 이야기입니다.

아이의 실과 바늘은 우리가 잃어버린 감정을 다시 엮어냅니다.

감정 치유형 동화 시리즈입니다.


브런치 감동 시리즈 보기:

https://brunch.co.kr/@5afb6438f757404

글·그림 ©divinehea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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