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째 어른 (1)

by 이쌀

고3이 되었다.


고3에 들어서며, 모든 게 달라졌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내가 갈망하고 꿈꿔왔던 춤의 길을 그만뒀다.

순전히 돈 때문이었다.


우리 집은 옛날부터 사정이 좋지 않았다.

아직 어려 그때의 기억이 뜨문뜨문할 초등학생 때의 시절에도

언니의 대학 입시를 위한 학원, 그리고 대학교 등록금을 위해 내가 다니던 학원을 그만둬야 했다.


그때의 엄마를 나는 기억한다. 또 기억할 것이다. 애써 나에게 너에겐 이 쪽 길에 재능이 없다. 하고 엄마가 쓰던 노트에는 눈물이 적셔 일어난 종이에 엄마의 심장이 찢겨나가는 그 글자 하나하나를 보았으니까.


내가 어렸을 때부터 계속 걸어온 춤을 놓았을 땐, 이미 너무 늦은 건 아니었나 하고 생각했다.

한국의 고3이라 하면, 내가 목표하는 대학과 과, 또 진로가 다 정해져 있어야 한다고 생각을 했었으니까.


그래서 급하게 진로를 찾게 되었다.

내가 두 번째로 좋아하는 일이었던 베이킹이었다.


내가 정말 그 진로가 잘 맞는지는 그때의 나에게는 중요하지 않았다.


나는 온전히 춤으로 대학 입시를 준비하며 들어가는 과목만 공부를 했고, 그 나머지 공부를 놓아버린 상태였기 때문에 생각할 새도 없이 학원을 다니며 자격증 공부를 시작하기 시작했다.


그 당시 나는 우리 언니와 한 방을 쓰고 있었는데, 나에게도 그 고3의 성깔이 적용이 되긴 했었나 보다.

언니와 나는 성격이 정말 정반대고, 언니와 나이 차이가 많이 나긴 하지만 그 어느 자매들과 똑같게 싸우곤 했었다. 지금은 사이가 좋지만 성향이 정 반대였기 때문에 부딪히는 건 정말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지만 언니가 고3일 때와 내가 고3일 때의 모습은 너무나도 달랐다. 언니는 위에서 새벽 4시까지 남자친구와 전화를 하고, 손버릇도 좋지 않아 허구한 날 나를 때리거나 머리를 쥐어뜯거나 했다. 애정표현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나는 잠귀가 밝진 않지만 잠들기까지가 오래 걸리는 편이다.


자려하면 깨고, 자려하면 깨서 너무 힘들어 거실에서 울며 잠든 적도 있었다.

그렇게 언니와 몇 달 동안 싸우다 못해 사이가 정말 안 좋았다.


게다가 급하게 시작한 베이킹은 대학 면접을 보기 전까지 따야 해서 정말 열심히 했었는데 필기시험도 3번 정도 떨어졌었다.

그땐 나보다 어린애들도 척척 붙어서 오는데, 나도 공부 열심히 했는데 라는 생각에 화장실에 앉아 울었던 기억이 난다.


어렸을 때는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을 몰라 쌓아두기만 했었다.

그 결과는 곧 돌발성 난청과 기흉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듣기 평가를 들어야 하는데, 들을 수가 없었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무서웠다. 그 와중에 나는 언니랑 계속 싸웠다.


너무 힘들어 엄마 아빠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항상 엄마 아빠가 언니랑 싸우면 하는 말이 그땐 나에게 너무 버겁게 느껴졌다.


" 네가 참아, 참아, 참아... "


갑자기 그 말을 들으니 호흡이 가빠지고 눈앞이 새하얘졌다. 쓰러졌다.

내가 쓰러져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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