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덥지요? 이 또한 지나갑니다.
숨이 턱까지 차 올라 몇 번이고 주저앉았습니다.
이글대는 태양도 그 열기를 품은 대지도 나에겐 두통거리일 뿐입니다.
언제쯤 그 기세가 꺾여 겸손해질 수 있을까요?
자신의 체구보다 더 큰 리어카에 폐지를 쌓아 올린 할머니는 오늘도 그 뜨거운 길을 지나갑니다.
땀이 눈물처럼 흐르면 그녀의 삶의 무게가 지폐 서너 장으로 손에 쥐어집니다.
TV에서는 정치인들이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낼 것처럼 목소리를 높이지만
아직도 정신 차리지 못한 인사들은 시대를 분별하지 못한 채 오만하기 짝이 없습니다.
지난 물난리에 실종된 이들이 며칠 만에 주검으로 발견되고
집과 재산을 잃은 사람들은 다시 희망의 끈을 잡으려 애씁니다.
늙은 아버지의 망연자실한 모습과 혈세로 해외관광을 하고 온 공직자들의 모습이 대비됩니다.
그들은 깊이 팬 주름 속에 흐르는 눈물의 의미를 알기나 할까요?
우리 옆동네는 기온이 48.5도까지 올랐다는 소식에 가슴이 덜컥합니다.
과연 사람이 견딜 수 있을까요?
올여름은 얼마나 더 달궈져야 할까요?
안전재난문자가 수시로 뜹니다.
야외 활동자제, 수상안전 인명사고, 폭염경보로 인한 온열질환증가...
지구가 점점 뜨거워져 우리가 발 딛고 살 수 없을 날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함에도 우리는 이 여름을 견디어 내어 가을로 가려고 합니다.
내년 여름은 또 그때 가서 고민하지요 뭐.
우리는 오늘 이 더위와 싸워 살아남는 게 중요하니까요.
물난리를 겪은 이재민 여러분!
부디 포기하지 마시고 다시 힘을 내십시오.
지난여름 온 산야를 태울 것 같던 화마도, 이번 수마도 우리는 다 견디어냈습니다.
다들 건강하십시오.
나이 드신 우리 부모님들 이 여름을 잘 견디어 자식들에게 조금 더 효도할 시간을 주십시오.
정치인들의 쉰내 나는 싸움은 그들끼리 싸우라 하시고 우리는 살아남아 가을로 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