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찾다-Yesterday You said tomorrow.
아침은 손해
학창 시절, 그리고 직장인이 되고 나서도 아침 일찍 움직이는 건 내게 ‘시간 손해’처럼 느껴졌다.
조금이라도 더 자고, 조금이라도 더 쉬는 게 이득이라고 생각했으니까.
출근을 9시까지 하면 그 시간을 정확하게 맞추기 위해 기상시간과 함께 모든 행동의 시간을 계산해 놓는다.
나는 나의 고용주가 제안한 시간에 정확히 맞춰 아침을 할애하였다.
그런데 2013년, 수영을 배우기로 결심하면서 예상치 못한 고민이 찾아왔다.
우선 선택을 해야 한다. 아침반, 저녁반
아침은 못 일어날 것 같고, 저녁은 약속이 있으면 못가니 능률이 오를 것 같지 않고...
어느 선택이나 훌륭하진 않다.
"출근 전에 운동하려니까 너무 이르고, 퇴근 후에 하려니까 너무 늦고… 이러니 결국 안 하게 되지."
"운동은 하고 싶은데, 회사가 나를 풀어주질 않는구만."
수영을 배우기로 결심해 놓고, 시간 선택에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고민 끝에 선택한 건 ‘새벽 6시 ’ 수업.
새벽과 친해지는 과정은 무척이나 쉽지 않았다.
너무 너무 힘들다. 누구나 힘들 것이라 100% 확신한다.
"평소보다 2시간 일찍 일어났다. '오! 웬일이야? 평소보다 덜 잤는데도 몸이 더 개운하고,
마치 날아갈 것 같은데?'
이렇게 느끼는 사람이 지구에 과연 있을까?"
알람이 울리면 “그냥 취소할까?”라는 생각이 자동으로 들었고, 이불 속은 너무 따뜻해서 나가기가 싫었다.
새벽에 운동을 하고 나면 하루가 길어져서 더 피곤했고.
게다가 저녁이 되면 ‘내일 또 일어나야 해’라는 생각이 나를 괴롭혔다.
다이어트는 개뿔, 더먹고 졸기 일수였다.
하지만 시간을 흘렀고, 무엇인가를 깨닫기도 전에 나는 적응을 해 변화되었고,
주변 아침의 세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눈을 비비고 그 이른 시간에 나가도 나보다 앞선 사람, 차들이 있었고,
수영장에 도착해도, 이미 먼저 와서 운동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내가 힘들다고 느낄 때, 누군가는 나보다 더 일찍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고 있었다.
아침이 내게 주는 특별한 의미
수영을 마치고 나면 묘하게 기분이 좋아졌다.
그 뒤에 미라클 모닝이라는 단어를 주어 들었을 것이다.
몸이 개운해졌고, "오늘 하루 잘 보낼 수 있겠는데?"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매일 나에게 변함없이 주어지는 ‘보상’ 같은 시간이 생겼다는 게 좋았다.
아침이란 언제나 같은 시간에 나를 기다리고 있는 존재였다.
내가 선택만 하면 언제든 찾을 수 있는, 내가 맞이만 한다면 변함없이 다가오는 소중한 순간이다.
아침형 인간의 장점, 그리고 새벽이 두렵지 않은 이유
새벽에 일어나는 것이 두렵지 않다 : 아침형 인간은 그런 걱정을 하지 않는다. 일어날 수 있다.
새벽 이동이 편하다 : 이른 골프 티업도 고민되지 않는다. 출장을 위해 새벽에 공항으로 가야 한다? 갈수 있다. 늦지 않는다.
아침이 긴 하루를 만들어 준다 : 다른 사람들이 일어날 때쯤이면 이미 여러 가지를 해낸 상태라는게 뭐 대단한건 아니지만 나자신의 소소한 만족감 정도로만 해두자.
조용한 시간을 온전히 즐길 수 있다 : 누구의 연락도 없고, 세상도 아직 깨어나지 않은 순간.
수면 패턴이 규칙적이라 컨디션이 일정하다 : 늦게까지 버티는 삶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흐름을 유지하는 삶.
그래서 난 계속 아침을 찾는다
아침이 주는 공간은 언제나 깨끗하고 정직하다. 모든 것이 처음처럼 느껴지고,
누구의 흔적도 남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그런 이유 때문일까? 나는 아침의 공간을 찾고, 그 속에서 하루를 시작하는 순간을 사랑하게 되었다.
하루를 일찍 시작한다고 해서 항상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이 깨닫고, 더 잘하게 되는 건 아니다.
조금 더 시간을 확보한다고 해서 대단한 일이 일어나는 것도 아니다.
내가 대단해 지는 것 또한 절대 아니다.
그저 더 많은 시간을 가질 수 있을 뿐, 그 시간은 온전히 나를 위한 것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무언가를 보고, 느낄 기회가 소소하게 찾아올 뿐이다.
새벽에 달리면서, 혹은 조용한 거리에서 숨을 들이마시면서 나는 늘 같은 생각을 한다.
“아침은 하루 중 가장 정직한 시간이다.”
어제와 다를 것 없이 매일 찾아오지만, 내가 어떻게 맞이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하루가 펼쳐진다.
그래서 나는 내일도 다시 아침을 맞이할 것이다.
"괜히 주절주절 말이 길어졌네." 꽤 긴 시간 카톡 배경사진으로 해 놓았던 나이키 광고 문구를 끝으로 글을 마무리하려 한다.
나에게 영감을 주었고, 마치 성경 구절처럼 아직까지도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