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을 넘어선 삶의 가치
삶과 소유, 균형을 지키려 노력하며 살아온 시간들 두 번째 이야기.
내면을 다지며 살아가는 삶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고대 중국에는 철학적 의미를 담은 그릇 “의기(儀器)”가 있다.
모양은 독특하다.
입구가 좁고 바닥이 넓은 거꾸로 뒤집힌 종 형태.
물의 양에 따라 물이 없으면 기울어진 채로 가만히 있고, 적당히 채우면 곧게 서며, 너무 많이 채우면 넘치면서 다시 기울어진다고 한다.
이 단순한 구조 속에는 ‘적당함’의 균형과 지혜가 담겨 있다.
공자는 의기를 가리켜, “교만하면 넘치고, 비면 쓰러진다. 가득 채우지 말고 겸손해야 중심을 잡는다”라고 했다.
삶도 마찬가지고, 돈도 그렇다.
지나치게 채우려 함은 결국 불균형을 부르고, 안정된 듯 보이던 모든 것을 한순간에 쏟아버리며 본래의 자리를 잃을 수 있다.
물질은 분명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준다.
하지만 더 많이, 더 빨리. 더 크게 채우려는 욕심은 오히려 인생을 흔들고, 소중한 것들을 무너뜨릴 수도 있다.
요즘은 영상이나 기사 속 대단한 성공 사례들을 자주 마주하게 된다.
갑자기 부자가 된 이야기, 투자로 대박을 낸 사람들. 여행이나 먹방 같은 일상적인 콘텐츠로 돈을 버는 사람들까지. 극히 일부의 삶인데도, 마치 다수의 모습인 양 착각을 일으키고는 한다.
그런 이야기들을 접할수록,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자책이나 조바심이 고개를 들고, 슬그머니 불행의 감정에 불을 붙인다. 화려한 성공의 뒤에 감춰진 시간과 노력, 수많은 실패는 애써 외면한 채, 행운이 나만 비켜간 것 같다며 속을 태운다. 그러다 보면 소중했던 내 삶의 속도와 모양이 괜히 초라하게 느껴지기 박탈감이 들기도 한다.
‘돈’이라는 건, 참 묘하다.
충분한 거 같으면서도 어딘가 부족하게 느껴지고, 욕심부리지 않으려 해도 또 어느샌가 지키려 집착하게 되고... 여전히 쉽사리 쓰지 못하는 나를 보게 된다.
살면서 물질적 소유는 늘 내게 숙제였지만, 그래도 다행인 건 그 무게에 삶이 휘둘리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돈을 많이 벌어 내 인생에 생채기를 내지 않겠다는, 아이어른 시절 품었던 어설픈 신념은, 결국 다른 다짐으로 지켜낼 수 있었다.
지금은 알 것 같다.
진짜 성공은 부의 크기로 재는 것이 아니라, 내면을 조율하고 나를 단단히 세우는 데서부터 시작된다는 걸.
'더 많이'보다 '적당히',
'가득 채움'보다 '흘러넘치지 않음'의 균형이 평온하고 행복한 삶을 만들어 준다.
그것이 돈과 인생을 다루는 지혜이자, 내 안의 '의기', 중용의 그릇을 세우는 일이다.
결국은, 마음을 다스리는 일.
그것은 의미 있는 일을 하며 세상에 울림을 남길 수 있는 나로 살아가기 위함이다.
조금 더 내어주고 여유와 행복을 아는 사람. 그런 사람이 진짜 부자일지도 모른다.
길고 복잡했던 숙제를 풀어가며,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이고, 무엇이 내 삶에 진짜 빛을 더해주는지 되뇌며, 그것들을 흔들림 없이 지켜내기를 소망한다.
삶과 돈, 그리고 마음을 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더 많이 갖기보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더 잘 벌기보다 어떻게 나누며 살아갈 것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함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