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은 처음이라..
내 삶에서 한 명이 자리비움 상태가 되었다. 생각보다 여파가 있었다.
그 일로 의외로 인간관계를 정리했으며, 내 삶을 더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막연히 아이들 키우기에 치중되어 있던 나의 삶에 작은 돌멩이 하나가 던져졌고 과연 앞으로의 삶도 이대로 좋을까?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한참 동안 등산을 했었다. 그냥 몸이 힘들면 다른 생각이 많이 들지 않으니 아이들을 등교시키면 바로 산을 탔다. 사람도 만나지 않고 그저 가족들과만 시간을 보냈다. 바쁘게 살기 위해 막연히 블로그도 시작했다. 산을 타고 블로그를 하다 보니 하루하루가 얼마나 빠르게 지나갔는지 모른다. 커피를 마시자는 연락에도 해야 할 일이 있어서 가지 못한다고 하기 일쑤였다. 그렇게 몇 개월을 등산하고 블로그를 썼다.
블로그의 좋은 점은 나랑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블로그 이웃을 하고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교육관을 공유하니 되려 주변인들 보나 잘 맞는 부분들이 더 많았다. 그러면서 이웃분과 서로서로의 생각을 교환하던 중 사업을 해보고 싶다고 서로 얘기했고, 어떤 사업이 좋을지 찾아보자고 했다.
아마 해가 바뀌었던 거 같다. 아이들 겨울방학중에 아이들 케어하고 아침점심저녁 세끼를 차려내면서 블로그를 쓰고 아이들과 시간을 내서 운동을 같이 했었다. 그러면서 뭔가 새로운 일이 해보고 싶었다.
지금생각하면 갑자기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모르겠는데 아동복 사업이 하고 싶었다. (옷을 좋아하긴 하지만 잘 입히진 못하는데..ㅋ) 남편에게 아동복 사업이 해보고 싶다고 얘기하고 한 달 정도 도서관에 가서 책도 보고 유튜브도 찾아보며 공부를 한 후 네이버 스토어에 사이트를 하나 만들었다. 그러고는 나의 인스타에 홍보를 하고 인스타 개정도 하나 만들었다. 행동력은 참 좋다. 그때 만들었던 아동복 사이트가 온니청청이 었다.
어렸을 적부터 청바지를 좋아했어서 아동 청바지만 팔고 싶다 생각해서 만든 이름이었다. (결국엔 모든 걸 팔게 되었지..) 사이트에 청바지를 달랑 4개 올려놓고 사업을 시작했다. (무슨 자신감이었는지..) 내가 만든 청바지를 팔고 싶었으나 옷은 1도 만들 줄 몰랐기에 사입을 해서 샘플을 확인하고 우리 아이들을 모델로 해서 사진을 업로드했다.
결론적으로 약 8개월을 진행했고 망했다.
일단 사업의 실패이유는
1. 사람을 모으지 못했다
2. 정확한 타깃층이 없었다.
3. 사업가로서의 역량이 부족했다.
나는 계획을 끝까지 잘 세우는 사람이 아니었고 그저 시작하고 싶다는 마음만으로 뚝딱 시작해 버렸기 때문에 사전에 나의 브랜드를 충분히 홍보하지 못했다. (그저 얼른 돈을 벌고 싶다는 생각만 있었을 뿐,,) 만들고 나서 홍보하면 된다고 생각했으나 나는 홍보를 잘할 줄 몰랐다.
또, 나에겐 아들하나 딸 하나가 있었는데, 둘 다 모델로 쓸 수 있는 중성적인 옷을 많이 사입했었다. 그렇다 보니 이렇다 할 메인 상품이 없었고, 꼭 내 사이트에서 옷을 사야 할 이유가 없는 옷들만 잔뜩 쌓이기 시작했다.
결정적으로 나는 사업가로서 역량이 부족했다. 철저한 준비가 없었기에 이슈가 생기면 그 이슈를 처리하고 다른 이슈가 생기면 또 하나만 처리하는 식으로 일도 못했다. (ㅠㅠ)
온라인에 사이트를 오픈하고 지인들이 옷을 몇 벌 사줬을 뿐 한 달에 10만 원도 벌지 못했다.
그래서 그때 내가 사는 동네 아파트 장터에서 오프라인으로 옷을 팔기 시작했다. 온라인에 사람이 없어서 일단 오프라인으로 사람을 만나보고 옷을 팔자는 생각이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때 망함의 지름길로 가는 중이었는지도 모른다. 사업은 망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좋은 경험이었고 내가 잘하는 걸 발견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오프라인, 그것도 옆엔 분식을 팔고 과일을 팔고 통닭을 파는 아파트 장터에서 파는 옷은 단가가 너무 비쌀 수가 없었다. 과일을 사러 와서 4만 원짜리 청바지를 사기란 쉽지 않았다. 그리고 아동복 특성상 다양한 사이즈가 필요했는데, 이때 재고를 많이 안게 되었다. 이때부터 딜레마가 찾아왔다.
온라인은 홍보를 한다고는 했으나 잘 되지 않았고, 오프라인은 겉으로 보기엔 옷이 많이 팔리고 돈을 많이 번거 같았으나 남은 재고와 마진율덕에 큰돈은 되지 않았다. 결정적으로 오프라인으로 매달 마지막주 금요일에만 옷을 팔았다.
그래도 그날이 생각난다. 그날도 들고나간 대부분의 옷들을 판매했고, 주문서도 꽤나 많이 받아왔었다. 여름이었고 아이들이 다니는 줄넘기 학원에서 불금데이를 진행해서 아이들은 저녁을 먹고 줄넘기 학원으로 갔고 나는 남편과 맥주를 마시러 갔었다. 그날 거의 오전 11시부터 저녁 7시까지 야외에서 아이들 옷을 팔면서 커피 한잔 마시고 장사를 했었다. 배는 고프다 못해 그 시기를 지나갔고 몸은 몹시 고되었는데, 맥주를 마시니 정말 꿀맛이었다. 오래간만에 느껴보는 노동후 마시는 맥주였다. 더 꿀맛이었던 것은 그날의 맥주를 내가 사줬다. 그날 옷장사로 벌어들인 수입이 약 40만 원 정도였는데, 그 돈으로 남편 맥주를 사줬다. 그 뿌듯함과 기쁨이라니..
조금 잊고 있었던 내가 번 돈으로 내 사람에게 맛있는 걸 사주는 기쁨이었다.
결과적으론 짧은 기간 장사를 하고 그만했지만 그때의 추억과 경험은 고이 잘 간직하고 있다. 특히나 아이들이 그때를 많이 이야기한다.
그전에는 아이들이 커서 하고 싶은 직업에는 아빠나 이모나 이부처럼 회사원이었고, 가끔 과학자나 수의사 같은 직업이 나왔었다. 내가 옷장사를 시작하고 정리한 후에 우리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무슨 가게 사장님, 어떤 가게 사장님 등 사업을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또 아이들을 모델로 사진을 찍었기 때문에 아이들 새 옷 입고 이쁜 포즈 하는 사진도 많이 남겼다. (좋은 것만 생각해 보기..)
그렇게 나의 첫 번째 사업은 조용히 정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