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26 시작 13화

38살 뭐 해 먹고살지? -2

경매도 해봤어요.

by 쏜맹


아동복 사업을 정리하고 남은 재고들은 우리 아이들 입히고 사이즈가 애매한 건 주변 아이들에게 나눠주었다. 아동복 사업으로 손에 남긴 것도 빚도 없고 그렇게 끝났다.


그렇게 한동안은 블로그 글쓰기에 몰두해 있었다. 아이들 집에서 하던 집공부 내역도 올리고, 도서관에서 빌린 책중에서 재미있는 책 추천글도 썼다. 많은 사람이 봐주는 글은 아니었지만 꾸준히 뭔가 하고 있는 그 행위자체가 좋았다.


그러면서 이번엔 부동산 경매 공부를 시작했다. 새로운 뭔가를 시작하는 건 항상 즐거웠다. 난 밝은 미래만 그리는 사람이었으니 상상 속의 나는 뭔가 시작할 때 그 끝엔 항상 무엇이 되어있었다. 부동산 공부 필요하니까 해봐야지 해봐야지 할 때는 그렇게 지루하던 공부가 재미있었다. 물론 어려운 부분들도 많았지만 동영상을 돌려보고 관련 책을 읽으며 하나하나 공부하는 게 싫지 않았다. 경매 기본공부를 한 후에는 아침에 대법원사이트에 가서 경매 물건들을 살펴보고, 집 근처에 물건들을 임장 다니기 시작했다.


그전까진 부동산 업무를 보게 되면 거의 남편이 일을 처리했다. 등기부등본을 드디어 볼 수 있게 되었고, 이사를 진행할 때는 부동산 업무를 거의 내가 봤다. (돈 관련은 남편이 진행..) 부동산 사장님과 대회를 하고 권리분석을 하고 그 과정들이 참 재미있었다.


또 이때는 내놓지 않은 집이 급하게 팔리는 바람에 6개월 정도 월세를 살고, 투자용 집을 사고, 아이들 교육을 위한 이사 등 부동산에 갈 일이 많았다. 공부해 놓은걸 잘 썼다.


경매를 하기 위해 법원에 5번 넘게 입찰을 했지만 단 한 번도 낙찰되지 못했다. 경매가 있는 날은 집 앞 국민은행에 가서 입찰금액만큼을 수표로 만들었다. 그리고 패찰 하면 당일 다시 입금을 했다. 3번째에 직원분이 물어봤다. 이렇게 수표로 바꿔가서 뭘 하고 오시는 거냐고. 경매 물건에 입찰하러 간다고 하니 오후에 수표 입금하러 오지 마시고 꼭 낙찰되세요라고 말해주기도 하셨다. 내가 너무 턱없는 가격을 적는 건지 다른 사람들의 출구전략이 따로 있는 건지 경매 물건 분석을 잘못했는지 낙찰가격에 항상 부족했고, 단 한 번도 낙찰되지 못했다. 그러면서 투자용 집을 구매한다고 더 이상 남는 현금이 없어서 경매를 해 볼 수 없었다.


물건을 검색하다가도 이걸 지금 입찰해 보러 가 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 또 흥미가 떨어졌다.


아이들 공부를 집에서 봐주면서 내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게 꾸준히 매일매일이다. 적은 양의 분량이라도 꾸준히 매일 하면 결국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언젠간 결과로 나올 거라고 아이들에게 이야기한다.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가장 말하면서 찔려하는 부분이 이 부분이다. 나야말로 꾸준히가 잘 안 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처음시작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 끝은 아무나 갈 수 없다는데,, 그게 나인 거 같다.


시작할 때는 이건 이래서 좋고 저건 저래서 좋으니 일단 시작해야 한다라고 외치지만 얼마못가 이건 이래서 안 되고 저건 저래서 결국 안될 것 같다고 생각하며 슬며시 시작한 일을 놓곤 한다.


나도 꾸준히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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