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만 원짜리 방한칸
우린 가진 게 별로 없었다.
보증금 없이 월세로만 받아주는 곳은
외국인들 상대로 단기임대를 해주는 강남 쪽밖에 없었다.
우리는 역삼동 방한칸을 보증금 없이 빌렸다.
월세는 150만 원-
한 사람 월급이 통째로 집값으로 나갔지만,
나는 매일이 좋았다.
나이 차이도, 돈도, 미래도.
괜찮아, 사랑하니까.
진심이었다.
같이 마트 가는 게 데이트였고,
라면 끓여 먹는 게 외식이었다.
쌀이 떨어져서, 친구한테 전화했다.
"쌀 한 가마니만 보내주라"
하나도 부끄럽지 않았다.
우린 좁은 방에서 매일 웃었다.
미래는 막막했지만,
하루는 따뜻했다.
사랑은 계약이 아니더라.
계산하지 않아도, 충분했던 시간이었다.
사랑은 ‘괜찮은 사람'과 하는 것이 아니라
"아무것도 없어도 좋은 사람'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