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없는 노력
요즘 교육 키워드 중 가장 자주 들리는 말이 있다.
“메타인지”
미래를 살아가기 위한 핵심 역량이라며,
아이 스스로 생각하고 공부하게 만들 수 있는 ‘기술’로 소개된다.
수많은 강연과 책, 영상 속에서
“이제는 메타인지가 답이다”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중요성에 비해 어떻게 길러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모호하다.
“오답을 분석하게 하세요”, “자기 점검을 유도하세요”
이런 말들은 기술처럼 들리지만,
현실에선 구체적이지도 않고, 아이마다 적용되지도 않는다.
무엇보다,
메타인지가 뭔지도 잘 모르는 부모가
아이의 메타인지를 길러줄 수 있을까?
그렇게 불안해진 부모들은
또다시 '그걸 가르쳐주는 학원'을 찾게 된다.
그게 불안의 구조다.
하지만 나는 요즘 다른 생각을 한다.
메타인지라는 말은 거창하고 생소하지만,
사실 우리 모두 그 힘을 가지고 있다.
“나는 민트초코를 좋아해.”
“나는 그 친구랑 있으면 좀 피곤해.”
“나는 지금 지쳤어.”
이처럼 내 감정과 상태를 알아차리는 것,
그게 바로 메타인지의 시작이다.
요즘 아이들은 우리 세대보다
훨씬 자기 감정을 명확하게 말하며 자란다.
그 아이들은 아직 그걸 '메타인지'라고 부르지 않을 뿐,
이미 자신을 들여다보는 감각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질문을 바꿔야 한다.
[어떻게 메타인지를 가르칠까?]가 아니라,
어떻게 아이가 자기 감정을 안전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아이에게 가장 먼저 필요한 건
평가받지 않는 관계 안에서의 말하기 경험이다.
“그런 말 하면 안 되지”
“그건 너무 예민한 거야”가 아니라
“그렇게 느꼈구나”
“그게 너한텐 힘들었겠다”라고 말해주는 어른.
메타인지란,
결국 자기 자신을 믿고 이해하는 힘인데,
그 뿌리는 언제나 관계에서 시작된다.
‘가르치는 것’보다 ‘들어주는 것’이 먼저일 때,
아이의 마음엔 자신을 비추는 작은 거울 하나가 생긴다.
그 거울은 아주 섬세해서,
누군가의 한숨에도 금이 가고
무심한 말 한마디에도 흐려질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조심스럽게 말한다.
“괜찮아, 네가 그렇게 느낀 거야.”
“그 감정은 틀리지 않았어.”
나는 안다.
아이 마음속 그 작은 거울은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믿게 해주는 유일한 도구라는 것을.
그래서 나는 오늘도,
그 거울이 깨지지 않도록
내 말과 시선, 침묵까지도 조심스럽게 건넨다.
메타인지란 결국 자기이해에서 시작된다.
아이도, 어른도 마찬가지다.
누군가의 마음을 키워내는 일은
먼저 그 마음을 들어주는 일에서 시작된다.
#5. 사교육 없이 키워요, 그 말의 무게
매주 금요일, 당신의 노력에 말을 거는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