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사교육없이 키워요', 그 말의 무게

이름없는 노력

by 소월강

사교육 없이 키운다는 말이

요즘은 일종의 자부심처럼 들릴 때가 있다.


하지만 그 말은 생각보다 많은 걸 전제한다.

단순히 학원비를 아끼자는 수준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더 크고 무거운 결심이다.

(여기서 내가 말하는 사교육은 예체능이 아니라 교과사교육을 통칭한다)


나는 사교육을 보내지 않는다고 해서 불안하진 않다.

왜냐하면 여전히 학원에 보내고 싶은 마음이 없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사교육에 몸담고 있었기 때문일지도...)


문제는 다른 데 있었다.

‘그렇다면 집에서는 어떻게 해야 하지?’

사교육을 대신할 수 있는

교육적 정보, 공유되는 경험, 실질적인 방법론—

이런 것들이 너무도 부족하다.


사교육 없이 키운다는 건,

실은 정보가 부족한 상태에서

홀로 길을 만들어가야 하는 일에 가깝다.


간혹 그런 선택을 하고도

멋지게 입시를 통과한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하지만 그건 마치 ‘유니콘’처럼 드문 이야기들이다.

그리고 그 유니콘 아이들의 부모를 들여다보면,

그들 역시 유니콘 같은 역량을 가진 사람들이다.


나는 생각한다.

정말 대한민국 입시 구조 안에서,

사교육 없이 공부해서 원하는 대학에 가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그것이 과연 일반적인 케이스가 될 수 있을까?


현실은 여전히 냉정하다.

많은 경우, 사교육 없이 키운다는 말은

부모의 역량과 자원을 은근히 전제한다.


결국 사교육 대신

부모가 직접 콘텐츠가 되어야 하고,

코치가 되어야 하며,

환경 설계자가 되어야 한다.


나는 오늘도 아이와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누고, 하루의 흐름을 조율하며

배움을 만든다.


이 방식이 정답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최소한 내가 원하는 방식이라는 것만은 분명하다.

사교육 없이 키우는 삶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묻는다.

이 길이 ‘혼자 가는 길’이 아니라 ‘공유될 수 있는 길’이 될 수는 없을까?

그 길의 가능성을 찾아가고 싶다.



#6. 내 아이는 재능이 없어보여요


매주 금요일, 당신의 노력에 말을 거는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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