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트 어웨이 Cast Away

- 떠나보내야, 다시 걸을 수 있다

by 이한

끝없이 펼쳐진 바다 위,
떠나가는 작은 떠내려간 배구공 하나.
그리고 절규하는 남자의 목소리.

“윌슨!!”


척 놀랜드.
고립된 섬에서 4년을 버텼고,
홀로 견뎌낸 모든 시간 속에서
윌슨이라는 이름의 배구공은
그의 친구이자, 가족이었고,
유일하게 자신을 잃지 않게 해 준 존재였다.


하지만 탈출을 감행한 날,
그 작은 뗏목 위에서
윌슨은 파도에 휩쓸려 멀어져 간다.

그는 노를 버리고, 온몸으로 물살을 가르며
미친 듯이 외친다.

“윌슨! 윌슨!!”


하지만 바다는 아무 대답도 없고,
윌슨은 결국
그의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진다.


삽입곡은 Alan Silvestri의 「End Credits (The Return)」.
절정에서 한참 멀어져 가는
잔잔한 현악기와 피아노.

슬픔이 아니라,
떠나보냄의 정적 같은 음악.

척은 그 자리에서 흐느낀다.

구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끝까지 부르며,
결국 손을 놓고 만다.


그 순간, 그는 깨닫는다.
붙잡을 수 없는 것은 떠나보내야 하고,
떠나보내야 다시 걸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오랜 시간을 돌고 돌아
그는 다시 교차로 앞에 선다.

아무도 없는 길,
모퉁이 하나를 돌아설 때
카메라는 그를 비추고,
조용히 음악은 멈춘다.


그가 어떤 길을 택했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는 다시 걷기 시작했다는 것.






< 떠난 보낸 자리에서>

끝까지 부르고
끝내 놓았다

그렇게
나는 다시
걷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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