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작가가 되고 나면,
웬만한 속세의 번뇌는 초월할 줄 알았다.
글은 오직 진실을 향해, 존재는 고독하게 빛나는 줄 알았다.
그런데… 나는 아직도 통계를 확인한다.
하루에 몇 명이 읽었는지,
누가 ‘Like it’를 눌렀는지,
내 글 중에 어떤 게 갑자기 조회수 급상승을 했는지.
진지하게 ‘삶과 구원’에 대해 글을 써놓고는,
결국 손가락은 ‘인기글 보기’를 누르고 있다.
한 번은 조회수가 어제보다 두 배로 뛰어올랐다.
나는 드디어 독자들에게 ‘존재론적 울림’을 안겼다고 감격했다.
근데 알고 보니, 그날 올린 글 제목이
《편의점 우산을 살까 말까 5분 고민》이었다.
나는 침묵, 존재, 구원에 대해 아무리 써도 안 되던 조회수를
삼천오백 원짜리 우산 하나로 끌어올렸다.
그날 이후로 깨달았다.
존재의 깊이는 때때로 편의점 문턱만큼 낮아질 수도 있고,
구원은 대단한 깨달음보다 웃긴 한 문장에 더 가까울 때가 많다.
그러니까 나는 오늘도, 진지한 척 글을 쓰고,
몰래 통계를 확인하고, 조금 부끄럽지만…
아직도 인기글을 꿈꾼다.
그리고 이 글을 쓰면서도 슬쩍 한 번 더,
조회수를 눌러본다.
그날은, 그냥 그런 날이었다고 말하고 싶었을 뿐인데…
조회수 1, 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