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리히 프롬: ‘사랑은 능동적 행위’ 이론
“이젠 아무것도 바라지 않아.”
“기대 같은 거 안 해.”
그 말을 나도, 다른 사람도
참 많이 했고,
참 많이 들어왔다.
그런데 이상하다.
그 말을 할수록
마음은 더 텅 비고,
더 깊은 실망이 찾아왔다.
정말로 기대하지 않아서였을까?
아니면, 기대할 용기가 사라진 걸까?
에리히 프롬은 사랑을 ‘능동적인 행위’라고 말했다.
사랑은 받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에너지를 내어주는 창조적 행위다.
그 말은 곧, 기대하고 바라는 것 역시 사랑의 일부라는 뜻이다.
누군가에게 바란다는 건,
아직 그 사람과 나 사이에
‘가능성’을 놓지 않았다는 증거다.
기대하지 않으면 실망하지 않는다는 말은,
논리적으로는 맞지만
감정적으로는 불가능한 주문이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알게 모르게 늘 바라고,
기대하고,
그러다가 다치고,
그러면서도 다시 바라게 된다.
“바라는 게 없으면 실망할 일도 없다”는 말은
자기 방어다.
실망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 기대치를 낮춰버리는 전략.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방어가 관계를 더 멀게 만든다.
상대는 이렇게 말할지 모른다.
“당신은 아무것도 바라지 않으니까,
나도 더 이상 다가갈 이유를 못 느껴.”
나는 이제 안다.
바람은, 실망을 동반하지만
동시에 관계를 이어주는 유일한 다리이기도 하다는 걸.
바라는 게 있다는 건
아직 그 관계에 기대고 싶다는 뜻이고
실망했다는 건
그만큼 마음이 있었다는 증거다.
당신에게 남기는 문장:
실망은 기대의 그림자입니다.
그림자가 있다는 건
아직 당신의 마음에 빛이 남아 있다는 뜻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