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그런 날이었다고 말하고 싶었을 뿐인데
누가 그랬다.
사람은 인생의 전환점보다
그냥 그런 하루에 더 많이 머무른다고.
특별한 날은 드라마가 되고,
평범한 날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고.
그래서 나는, 그 ‘기억조차 나지 않을’ 날들을
기억하고 싶었다.
양말을 뒤집어 벗은 아침,
비 오는 날 우산을 살까 말까 고민한 저녁,
혼자 먼저 도착해 괜히 바쁜 척했던 점심.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그 하루에
내 감정은 분명히 존재했다.
조금 우습고, 조금 서운하고, 조금 외로웠던 순간들.
그 감정들을 꿰매듯 한 자 한 자 적어본다.
이건 거창한 이야기가 아니다.
그냥 내가 숨 쉬는 방식,
그리고 살아남는 방식에 관한 기록이다.
그날은,
그저 그런 날이었다고
말하고 싶었을 뿐인데
쓰다 보니 조금 웃겼고,
웃다 보니 조금 구원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