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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르띠에 팬더가 리뉴얼된다면

무게와 구조, 감정이 흐르는 시계의 해석

by 루미 lumie

팬더 드 까르띠에. 세월을 통과한 실루엣이 리뉴얼된다는 소문은 단순한 뉴스가 아니다.


금속의 무게, 감정의 기억, 손목에 흐르던 선들이 바뀌는 순간, 우리는 다시 묻는다.

내게 필요한 구조는 무엇인가.


시계 하나에도 시간 말고도 많은 것이 담긴다.

그 시계가 몇 시를 알려주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그 시계를 처음 본 순간의 인상, 그 날의 빛, 착용했던 옷,

내 손의 상태, 그리고 함께했던 감정들이 기억 속에 더 선명하다.



source: kaleofina Instagram




팬더 드 까르띠에(Panthère de Cartier)도 그런 시계 중 하나다.


여성의 손목에 유려하게 흐르는 링크, 보석처럼 정제된 케이스.

그 곡선은 분명 누군가를 떠올리게 한다. 나의 누군가.

지나간 어떤 계절의 나를.


최근, 팬더 라인이 리뉴얼된다는 루머가 조용히 번지고 있다.


해외 커뮤니티, 하이엔드 시계 유저 포럼 등에서 조심스럽게 언급되는 이야기다.

그리고 그 이야기 속에는 ‘디자인 개선’이라는 추상적인 언어가 아니라,

훨씬 더 현실적인 단어들이 따라붙는다.


source: Cartier Instagram


“이번 리뉴얼은 금 중량이 줄어든다”

“기존 링크 구조보다 얇게 나올 수도 있다”

“무게 밸런스가 달라질 수 있다”


이 소문이 사실일지 아닐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까르띠에라는 메종은 종종 아무렇지 않게, 그러나 철저하게 디자인을 개선하고,

고객에게 아무런 공지도 없이 리뉴얼을 단행하곤 한다.


그것은 종종 아름다움이라는 이름의 진화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브랜드의 이윤구조를 정교하게 만드는 전략이기도 하다.



지금 팬더를 소장하고 있는 이들은 생각한다.


“이제 구형 팬더가 진짜 하이 퀄리티일 수도 있겠네”

“지금 이 구조, 이 무게감이 마음에 들었다면 지금 사야 하지 않을까?”

“아예 리뉴얼을 기다려볼까, 더 세련되게 나올 수도 있잖아?”


이런 흐름은 단순히 ‘제품 하나의 리뉴얼’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그보다 훨씬 깊은 층위의, ‘기억의 구조’와 ‘감정의 무게’를 다루는 이야기다.

어떤 구조가 내 감정선과 더 잘 맞는지를 고민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우리는 단순히 소비하지 않는다.

우리는 감정을 수집하고, 구조를 경험하며, 시간을 기억하는 방식으로 브랜드를 고른다.


팬더 리뉴얼 루머는 바로 이 질문을 우리에게 다시 던진다.


“지금 내가 손목에 들이고 싶은 감정은 어떤 구조를 하고 있나요?”



아마도 새롭게 나올 팬더는 훨씬 세련되고, 더욱 가벼우며,

현대적인 삶의 속도에 맞춰 조율된 곡선을 가질 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변화가 우리 손목 위의 기억을 대체하진 못할 것이다.


손목에 감정선이 흐르고 있는 상상이 된다면,

그건 이미 나만의 팬더일지도 모른다.



source: Cartier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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