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누아, 한 장의 사진으로 남은 기억
어느 날, 러시아의 SNS 계정 하나에서
우연히 멈춰진 사진.
익숙한 곡선이었다.
그러나 무엇인가 달랐다.
다이얼도 없고,
다이아몬드도 없는데
그 손목은 조용히 환했다.
화이트골드 특유의 서늘한 광이 아닌,
조금 더 반짝이고,
조금 더 단정한 곡선이
움직이지 않은 사진 속에서도 떨리는 것처럼 보였다.
그건 내가 알고 있던 베누아가 아니었다.
정식 라인업 어디에서도 보지 못했던
‘가능성의 구조’ 같은 것이 느껴졌다.
우연히 흘러나온 한 조각의 파생.
공식의 바깥, 그러나 명확히 존재하는 어떤 선명함.
생산된 수량도, 어느 해의 작품인지도 알 수 없었지만
그 한 장의 이미지가 전한 정서는 이상하리만큼 또렷했다.
손목은 얇고,
빛은 무겁지 않았다.
곡선은 간결했고,
무광과 유광 사이 어딘가를 떠돌고 있었다.
가진 적 없고, 시착한 적도 없지만
어쩐지 그 구조는 오래 남는다.
내가 가진 모든 뱅글과 겹치지 않고
그 누구의 손목과도 똑 닮지 않았던 그 순간.
‘가지지 않음’이 만들어낸
기억의 비율 같은 것.
그건 어쩌면,
지나간 계절의 한 줄기 빛처럼
사진 속에서만 완성되는 구조였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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