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리모델링
임성구
이제, 낡은 것들은 들어내야 할 시간이다
반백 년 질질 끌고 돌아다닌 누추한 마음
꽃으로 한 대 맞고 싶다
새 옷 한 벌 입고 싶다
리모델링은 기존 건축물의 골조는 그대로 둔 채 개보수나 마감을 새로 하는 작업을 말합니다. 마음의 리모델링도 실행 여하에 따라 가능한 일이라 생각됩니다. 시인은 ‘낡은 것들은 들어내야 할 시간’임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반백 년 질질 끌고 돌아다닌’ 마음을 리모델링한다는 건 여간 큰 결심이 아닐 겁니다. 시인은 반백 년이란 긴 세월이 가져다준 삶의 어느 한 지점에 도달했고 이제 이전과는 다른 새출발을 원하는 듯합니다.
시인은 일상에서의 새로운 마음가짐보다 더 근본적인 쇄신을 자신에게 주문하고 있습니다. 그러려면 먼저 타성에 젖어 살아온 안일함에서 스스로 벗어나야 합니다. 낡은 것을 들어내는 작업에는 망설임도 따를 것입니다. ‘마누라 빼고 다 바꾸라’ 한 삼성 이건희 회장의 명언이 떠오릅니다. 쇄신은 고통마저 자청하고 감수할 때 새로이 나아갈 수 있는 힘이 솟아납니다.
종장 전구는 망설이는 자신을 죽비로 내리치듯 ‘꽃으로 한 대 맞고 싶다’고 토로합니다. 꽃은 시인이 추구하는 가치의 정점을 암시합니다. 꽃의 반대편에 있는, 꽃이 아닌 것들의 간섭을 물리쳐야겠지요. 후구의 새 옷은 자기 갱신을 의미합니다. 시인으로서 작품 세계에 새로운 지평을 찾고자 하는 염원도 읽힙니다. 향후의 삶과 시업을 위한 리모델링이 잘 이루어졌으리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