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주인가, 가치투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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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숫자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투자에서 감정은 독이다.
"이 회사 철학이 좋아." "AR 안경 멋있어." "Z세대가 좋아하잖아."
다 좋다. 하지만 "돈을 벌 수 있는가?"
그게 전부다.
지난 1-2화에서 우리는 스냅챗의 이야기를 들었다. 사라지는 메시지의 철학, 30억 달러를 건 AR 안경, 인도 시장의 폭발적 성장.
이제는 냉정하게 물을 시간이다.
"스냅챗은 투자할 가치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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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숫자로 보는 현실: DAU vs 매출 vs 적자
¤ DAU: 성장하고 있다
2024년 Q4 기준
- 일일활성유저(DAU): 4억 5,300만 명
- 전년 대비 +9%
- 월간활성유저(MAU): 9억 3,200만 명
좋은 신호다. 유저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특히 인도와 개발도상국에서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스냅챗은 더 이상 "미국 10대들의 앱"이 아니다. 글로벌 플랫폼이다.
¤ 매출: 천천히, 하지만 꾸준히
2024년 전체
- 매출: 53.6억 달러
- 전년 대비 +16%
분기별 추이
- Q1 2024: 12.2억 달러
- Q2 2024: 12.4억 달러
- Q3 2024: 13.7억 달러
- Q4 2024: 15.6억 달러 (역대 최고)
매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광고 수익이 회복되고, Snapchat+ 구독이 성장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 순손실: 여전히 못 버는 회사
2024년 전체
- 순손실: -6억 9,700만 달러
Q4 2024에 순이익 910만 달러를 기록하며 3년 만에 첫 흑자를 냈지만, 연간으로 보면 여전히 적자다.
이게 문제의 핵심이다.
유저는 늘어나고, 매출도 늘어나는데, 돈을 못 번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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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RPU: 유저당 수익의 비밀
ARPU(Average Revenue Per User) = 유저 1명이 1년에 회사에 가져다주는 평균 수익.
이게 수익성의 핵심 지표다.
¤ 스냅챗의 ARPU (2024년 기준)
글로벌 평균
- 분기 ARPU: $3.10 (Q3 2024)
- 연간 ARPU: 약 $12.40
지역별 차이
- 북미: $8.54 (분기), 연간 약 $34
- 유럽: $2.52 (분기), 연간 약 $10
- 나머지 세계(인도 포함): $1.09 (분기), 연간 약 $4.36
여기서 문제가 보인다.
인도에 2억 명이 있지만, 한 명당 연 4달러밖에 못 번다.
미국 유저 1명 = 인도 유저 8.5명
¤ 메타와 비교하면?
메타(페이스북+인스타그램) ARPU (2024년)
- 글로벌 평균: 분기 $11.89, 연간 약 $46
- 북미: 분기 $68.44, 연간 약 $274
스냅챗 vs 메타
- 스냅챗글로벌 ARPU: $12 vs 메타글로벌$46 (메타가 3.8배 높음)
- 스넵쳇북미 ARPU: $34 vs $메타-북미 274 (메타가 8배 높음)
같은 유저를 놓고, 메타는 스냅챗보다 3-8배 더 많은 돈을 번다.
이게 수익성 차이의 핵심이다.
¤ 왜 ARPU가 낮을까?
1. 광고 경쟁력: 메타는 정교한 타기팅과 거대한 규모. 광고주들이 먼저 찾아간다.
2. 인구 구성: 스냅챗 유저의 54%가 인도/개발도상국. ARPU가 낮은 지역.
3. 사용 패턴: 스냅챗은 친구와의 1:1 소통 중심. 광고 노출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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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장주? 가치주? 아니면 둘 다 아닌가?
투자자들은 종종 묻는다.
"스냅챗은 성장주야, 가치주야?"
¤ 성장주의 기준
성장주는 매출과 유저가 빠르게 늘어나는 회사다. 흑자는 나중 얘기. 일단 시장을 장악하는 게 우선.
스냅챗은?
- DAU 성장률: +9% YoY
- 매출 성장률: +16% YoY
나쁘진 않다. 하지만 "폭발적"이진 않다.
비교: 2010년대 초반 페이스북은 연 40-50% 성장했다. 틱톡은 2018-2020년에 유저 수가 10배 증가했다.
스냅챗의 9%는 안정적인 성장이지, 폭발적인 성장은 아니다.
¤ 가치주의 기준
가치주는 저평가된 우량 기업이다. 이익을 내고, PER이 낮고, 배당을 준다.
스냅챗은?
- 순손실: -7억 달러
- PER: 없음 (적자 기업이라 계산 불가)
- 배당: 없음
전혀 가치주가 아니다.
¤ 그럼 뭐지?
스냅챗은 "전환 중인 회사"다.
- 과거: 빠르게 성장하던 스타트업
- 현재: 성장은 둔화, 수익성은 미달
- 미래: AR로 재도약을 노리는 베팅
투자자 입장에서는 가장 애매한 구간이다.
성장주처럼 빠르게 크지도 않고, 가치주처럼 안정적으로 돈을 벌지도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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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밸류에이션: 저평가인가, 고평가인가?
현재 스냅챗 주가: 약 $8.5 (2025년 10월 기준)
시가총액: 약 144억 달러
¤ PSR (주가매출비율)
PSR = 시가총액 ÷ 연간 매출
스냅챗 PSR = 144억 ÷ 53.6억 = 2.7
이게 낮은가, 높은가?
비교:
- 메타: PSR 약 6-7
- 틱톡(ByteDance 추정): PSR 약 3-4
- 스냅챗: PSR 2.7
스냅챗의 PSR은 역대 최저 수준이다. 2017년 상장 이후 가장 싸다.
저평가 신호일까?
아니면 시장이 회의적이라는 신호일까?
¤ EV/EBITDA
EV(기업가치) / EBITDA(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이익)
2024년 스냅챗 Adjusted EBITDA: 약 7억 달러
EV/EBITDA = 약 20배
이건 높은 편이다.
메타의 EV/EBITDA는 10-12배 정도. 스냅챗이 메타보다 2배 비싸다.
왜?
시장은 스냅챗의 미래 성장 가능성에 프리미엄을 주고 있다. AR 안경, AI, Snapchat+ 성장 등.
하지만 그 프리미엄이 정당한지는... 아직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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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어 케이스: 왜 투자하면 안 되는가
냉정하게 보자. 스냅챗에 투자하지 말아야 할 이유들.
1. 수익성 없음
1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적자다. 언제 흑자로 전환할지 불명확하다.
광고 시장은 메타와 구글이 지배한다. 스냅챗이 파이를 키울 여지가 크지 않다.
2. ARPU 개선 한계
인도에서 2억 명이 쓴다고? 좋다. 하지만 한 명당 4달러밖에 못 번다.
개발도상국 유저를 수익화하는 건 엄청나게 어렵다. 구매력이 낮고, 광고 단가도 낮다.
미국 유저 증가는 정체됐다. 고수익 시장에서의 성장이 막혔다.
3. 경쟁 심화
메타는 인스타그램 릴스로 숏폼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틱톡은 여전히 압도적이다.
스냅챗만의 차별화(사라지는 메시지, 친구 중심 소통)는 좋지만, 그게 돈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4. AR 안경 리스크
Specs가 실패하면? 30억 달러가 날아간다.
2016년 Spectacles가 참패했던 기억. 역사는 반복될 수 있다.
소비자들이 AR 안경을 일상에서 쓸 준비가 됐나? 아직 확실치 않다.
5. 주가 모멘텀 없음
역대 최고가 $83에서 -90% 폭락. 현재 $8.5.
주가는 7-12달러 박스권에 갇혀 있다. 큰 상승 모멘텀이 보이지 않는다.
베어의 결론: "스냅챗은 좋은 앱이지만, 좋은 투자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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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 케이스: 왜 투자해야 하는가
하지만 반대편 이야기도 들어보자.
1. 저평가된 플랫폼
PSR 2.7은 역대 최저다. 시장이 스냅챗을 포기했을 때가 저점 매수 기회일 수 있다.
DAU 4억 5천만, MAU 9억 3천만. 이건 무시할 수 없는 규모다.
2. Snapchat+ 성장 가능성
1,500만 구독자, ARR 7억 달러.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만약 구독자가 3,000만으로 늘어난다면? ARR 14억 달러. 전체 매출의 25%.
광고 의존도를 낮추고,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다.
3. AR 시장의 퍼스트 무버
Specs가 2026년 출시되면, 스냅챗은 메타보다 1년 빠르다.
퍼스트 무버 어드밴티지는 엄청나다. 애플이 아이폰으로 그랬고, 넷플릭스가 스트리밍으로 그랬다.
AR 안경 시장 예상 규모: 2030년 1,000억 달러.
스냅챗이 10%만 차지해도 연 매출 100억 달러. 지금의 2배.
4. 인도 시장의 숨은 가능성
지금은 ARPU가 4달러지만, 인도 경제는 성장하고 있다.
2030년이 되면? 1인당 GDP 증가, 중산층 확대. ARPU가 6-8달러로 오를 수 있다.
2억 유저 × $8 = 연 16억 달러. 인도만으로도 전체 매출의 30%.
5. AI와 데이터의 힘
My AI는 5억 명이 사용하고, 100억 개의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이건 금광 같은 데이터다. 애플의 추적 제한 시대에, 스냅챗은 유저가 자발적으로 관심사를 말한다.
광고 타기팅 정확도가 올라가면? ARPU 상승, 수익성 개선.
불의 결론: "스냅챗은 저평가된 옵션이다. 리스크는 크지만, 리턴도 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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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 스냅챗은 어디에 있을까?
투자는 미래에 대한 베팅이다.
시나리오 1: AR 혁명 성공 (확률 20%)
Specs가 대박 난다. 2030년, 전 세계 1억 명이 Specs를 쓴다. AR 안경은 스마트폰 다음의 컴퓨팅 플랫폼이 된다.
스냅챗 매출: 200억 달러 이상
시가총액: 500억 달러+
주가: $40+
시나리오 2: 안정적 소셜 앱 (확률 60%)
Specs는 틈새시장에 머문다. 하지만 스냅챗은 Z세대의 소통 앱으로 자리 잡는다. Snapchat+가 성장하며 구독 매출이 20억 달러에 도달한다.
스냅챗 매출: 80-100억 달러
시가총액: 200-300억 달러
주가: $15-20
시나리오 3: 느린 쇠퇴 (확률 20%)
경쟁에서 밀린다. 틱톡과 인스타그램이 스냅챗의 유저를 잠식한다. AR 안경은 실패한다. 수익성은 계속 마이너스.
스냅챗 매출: 40-50억 달러 (정체 or 하락)
시가총액: 50-100억 달러
주가: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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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판단: 믿을 것인가, 기다릴 것인가?
자, 이제 당신이 결정할 차례다.
¤ 스냅챗에 투자해야 하는 사람
-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 변동성이 크다. -50% 빠질 수도, +100% 오를 수도 있다.
- 장기 투자자: 3-5년 이상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 단기엔 박스권이다.
- AR 미래를 믿는 사람: Specs가 성공한다고 믿는다면, 지금이 저점일 수 있다.
-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체 자산의 5-10% 정도 소량 투자. 복권 같은 베팅.
¤ 스냅챗에 투자하면 안 되는 사람
- 안정성을 원하는 사람: 적자 기업은 불안하다. 배당도 없다.
- 단기 수익을 원하는 사람: 7-12달러 박스권. 빠른 수익 기대는 어렵다.
- 펀더멘털 투자자: 이익, PER, 배당... 아무것도 없다.
- 확실한 것을 원하는 사람: 스냅챗은 도박이다. 확실성이 필요하면 메타나 구글을 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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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숫자 너머의 이야기
숫자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스냅챗은 적자 기업이고, ARPU는 낮고, 경쟁은 치열하다.
하지만 숫자만이 전부는 아니다.
에반 스피겔은 10초 후 사라지는 메시지로 세상을 바꿨다. 그리고 지금, AR 안경으로 다시 한번 세상을 바꾸려 한다.
그게 성공할까?
아무도 모른다.
2007년, 사람들은 아이폰을 비웃었다. "키보드도 없는 폰을 누가 써?"
2011년, 사람들은 스냅챗을 비웃었다. "사라지는 메시지를 누가 보내?"
2016년, 사람들은 Spectacles를 비웃었다. "카메라 달린 안경을 누가 써?"
하지만 때로는, 비웃음 받던 것들이 세상을 바꾼다.
스냅챗은 느리다. 하지만 멈추지 않았다.
투자자로서, 당신은 선택해야 한다.
이 느린 회사가, 결국 도착할 것이라고 믿을 것인가?
아니면 더 빠른 말에 베팅할 것인가?
답은 당신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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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냅챗 심층분석 시리즈 완결
1화: 사라지는 것들의 가치 - 스냅챗의 철학과 정체성
2화: AR 세상을 만드는 회사 - 비즈니스 모델과 미래
3화: 스냅챗의 진짜 가치 - 투자 판단의 순간
당신의 투자, 당신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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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기업 분석을 위한 목적입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다음화는 요즘 시장에서 핫한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를 10화로 나눠서 심층 해부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