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냅챗 편 2화: AR 세상을 만드는 회사

비즈니스 모델과 미래

by 크리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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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롤로그: 30억 달러의 베팅


2026년, 당신은 거리를 걷다가 새로 생긴 카페를 발견한다.


안경을 쓰고 있다면? 그냥 고개를 돌려 카페를 바라보면, 안경 렌즈에 메뉴판이 뜬다. 리뷰가 보인다. "여기 아이스 아메리카노 맛집!"


손을 꺼낼 필요도, 폰을 볼 필요도 없다. 그냥 보면 된다.


이게 에반 스피겔이 꿈꾸는 세상이다.


그리고 스냅챗은 이 미래에 이미 30억 달러(한화 4조 500억 원) 이상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지금은 돈을 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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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숫자로 보는 스냅챗의 현실


2024년 실적

- 매출: 53.6억 달러 (전년 대비 +16%)

- 순손실: 7억 달러

- DAU: 4억 5천만 명 (전년 대비 +9%)


매출 구조 (2024년 기준)

- 광고 수익: 약 51억 달러 (95%)

- 기타 수익 (구독 등): 약 4억 달러 (7%)


보이시나요? 매출은 성장하는데, 여전히 적자다.


유저는 늘어나는데, 돈은 못 번다.


이게 스냅챗의 현주소다.


그런데 투자자들은 왜 기다릴까?


스냅챗의 세 가지 수익 엔진을 이해하면 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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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익 엔진 1: 광고 - 아직도 주력이지만...


스냅챗 매출의 95%는 광고다.


하지만 일반적인 광고가 아니다. AR 광고가 핵심이다.


AR 렌즈 광고: 입어보고 사는 시대


예를 들어보자.


나이키가 신발 광고를 하고 싶다. 인스타그램에선? 예쁜 사진 올리고 "링크 클릭하세요!"


스냅챗에선? "이 신발, 지금 발에 신어볼래?"


카메라를 발에 갖다 대면, AR로 신발이 내 발에 씌워진다. 돌려보고, 색깔 바꿔보고, 마음에 들면 바로 구매.


2025년 Q1, 앱 설치 캠페인을 진행한 브랜드들은 애플 기기에서 전년 대비 30% 더 높은 전환율을 기록했다.


이게 스냅챗 광고의 차별화다.


¤ 문제는 규모


하지만 경쟁자들이 만만치 않다.


- 메타(페이스북+인스타그램): 연 매출 1,200억 달러

- 틱톡: 연 매출 약 200억 달러 추정

- 스냅챗: 연 매출 54억 달러


규모의 경제에서 밀린다.


광고주들은 더 많은 유저에게 도달하고 싶어 한다. 스냅챗의 4억 5천만 DAU는 메타의 30억+에 비하면 작다.


게다가 2021년, 애플이 개인정보 추적 제한을 도입하면서 스냅챗 광고 플랫폼이 큰 타격을 입었다. 타깃 광고가 어려워졌고, 광고 효율이 떨어졌다.


물론 AI 기반 광고 최적화를 도입하면서 회복 중이지만, 여전히 광고만으론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다.


그래서 스냅챗은 두 번째 엔진에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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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익 엔진 2: Snapchat+ - 작지만 빠르게 성장


2022년 6월, 스냅챗은 Snapchat+를 출시했다.


월 3.99달러. 한국 돈으로 약 5,000원.


¤ 무엇을 제공하나?


- 베프 고정: 특정 친구를 베스트프렌드 1순위로 고정

- 스토리 재시청 횟수: 내 스토리를 누가 몇 번 봤는지 확인

- 커스텀 앱 아이콘: 스냅챗 아이콘을 내 맘대로 바꾸기

- My AI 전용 기능: AI 챗봇 커스터마이징

- 광고 없는 경험 (일부 지역)


솔직히, 혁신적이진 않다. 하지만 Z세대에게는 통한다.


¤ 폭발적인 성장


2025년 Q1 기준, Snapchat+ 구독자는 1,500만 명에 달한다.


출시 후 불과 6주 만에 100만 구독자를 돌파했고, 2025년 구독 매출은 전년 대비 75% 증가했다.


연간 반복 수익(ARR)으로 약 7억 달러.


이건 X 프리미엄(구 트위터 블루)보다 3배 이상 많은 수치다.


¤ 왜 성공했을까?


다른 플랫폼들이 "인증 배지"를 팔 때, 스냅챗은 "실제 사용 경험 개선"을 팔았기 때문이다.


인스타그램 블루? 체크마크 달아주는 게 주요 기능이다. 하지만 Z세대는 "인증"에 관심 없다. 오히려 "나 돈 주고 인증 샀어요"라는 느낌이 별로다.


스냅챗+는? 친구들과의 경험을 더 재미있게 만든다. 스토리 재시청 횟수를 보면서 "헐, 걔가 내 스토리 5번이나 봤네?"라고 수다를 떤다.


실용성이 있다.


물론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7% 정도로 작다. 하지만 성장 속도가 중요하다.


2026년에 구독자가 2,000만을 넘고, ARR이 10억 달러를 돌파한다면?


스냅챗은 광고에만 의존하지 않는 회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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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익 엔진 3: AR 안경 - 30억 달러의 도박


그리고 이제, 진짜 큰 베팅이 온다.


Spectacles에서 Specs로


스냅챗은 11년간 30억 달러 이상을 AR 기술에 투자했다.


2016년, 첫 Spectacles를 출시했다. 선글라스에 카메라가 달린 제품. 당시엔 호기심 정도였고, 판매는 참패했다.


하지만 스냅챗은 포기하지 않았다.


2021년, AR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Spectacles를 개발자에게 공개했다. 이건 단순 카메라가 아니라 세상 위에 디지털을 겹쳐 보여주는 안경이었다.


그리고 2024년, 5세대 Spectacles를 개발자들에게 배포했다. 한 달에 99달러를 내면 빌릴 수 있는 형태로.


드디어 2026년,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이름은 Specs.


¤ Specs는 무엇이 다른가?


더 가볍고, 더 작고, 독립적이다.


- "No puck, no tether, no phone required" (스피겔의 표현)

- 즉, 무선 팩도 필요 없고, 폰과 연결할 필요도 없다. 안경 하나로 모든 게 작동한다.

- 46도 시야각, 듀얼 웨이브가이드 디스플레이

- AI 어시스턴트 내장 (OpenAI, Google Gemini 통합)

- 음성 인식, 번역, 3D 객체 생성 가능


예를 들어?


- 레스토랑 메뉴판을 보면 즉시 번역

- 친구와 같은 AR 게임을 공유해서 플레이

- 풀장에서 당구 칠 때, 정확한 각도를 AR로 표시

- 요리할 때, 레시피를 띄워놓고 단계별로 안내


이미 개발자들이 수천 개의 AR "렌즈"(앱)를 만들고 있다.


¤ 경쟁 구도: 누가 먼저 도착하나?


스냅챗의 목표는 단 하나. AR 안경 시장의 퍼스트 무버가 되는 것.


- 메타: Ray-Ban Meta 선글라스는 성공했지만, 디스플레이가 없다. 진짜 AR 안경(Project Orion)은 2027년 출시 예정.

- 애플: AR 안경은 2028년 이후로 예상됨. Vision Pro는 VR 헤드셋이라 다른 영역.

- **구글**: Warby Parker와 협력 중이지만, 구체적인 출시일은 미정.


2026년에 Specs가 나온다면, 스냅챗이 1등이다.


¤ 문제는 가격과 대중성


스냅챗은 아직 Specs의 가격을 발표하지 않았다.


예상은? 최소 500달러, 아마 1,000달러 이상.


메타의 Ray-Ban Meta가 299달러인 걸 고려하면, 3배 이상 비싸다.


과연 사람들이 살까?


2016년 Spectacles는 참패했다. 당시엔 너무 일렀다. 2026년은?


아직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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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y AI: 조용히 쌓이는 데이터


스냅챗의 또 다른 전략적 무기는 My AI다.


2023년 출시 이후, 5억 명 이상이 100억 개 이상의 메시지를 My AI에 보냈다.


¤ My AI는 무엇을 하나?


- 일상적인 질문에 답변 ("오늘 뭐 먹을까?")

- AR 렌즈 추천

- Snap Map에서 장소 추천

- 친구 생일 선물 아이디어 제안


겉보기엔 그냥 재미있는 챗봇이다.


하지만 전략적 의미는 엄청나다.


¤ 데이터 수집 머신


스냅챗은 My AI 대화 데이터를 사용해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 알고리즘을 개선한다.


예를 들어, 당신이 My AI에게 "다이어트에 좋은 음식 추천해 줘"라고 一 물었다면?


스냅챗은 당신을 "건강/웰니스" 카테고리로 분류한다. 그리고 관련 광고를 보여준다.


애플의 추적 제한 이후, 이건 금광이다.


다른 플랫폼들은 유저가 뭘 좋아하는지 추측해야 한다. 하지만 스냅챗은? 유저가 직접 AI에게 말한다.


"나 요즘 여행 가고 싶어."

"친구 생일 선물로 뭐가 좋을까?"

"새 운동화 사려고 하는데 추천 좀."


이건 자발적으로 제공된 관심사 데이터다.


광고 타기팅의 성배.


물론 개인정보 문제는 있다. 하지만 스냅챗은 My AI를 통해 더 정확한 광고 타기팅을 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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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otlight: 틱톡과의 전쟁


마지막으로, Spotlight.


2020년 출시된 숏폼 비디오 플랫폼. 틱톡의 직접적인 경쟁자다.


¤ 성과는?


2024년 기준, Spotlight 월간 활성 사용자는 5억 명 이상.


나쁘지 않다. 하지만 틱톡의 10억+에 비하면 여전히 작다.


스냅챗은 크리에이터에게 매일 100만 달러 이상을 지급하며 콘텐츠를 끌어모았다. 인도에서는 Spotlight 게시물이 전년 대비 4배 증가했다.


하지만 수익화는 여전히 과제다.


틱톡은 알고리즘이 너무 강력해서, 유저들이 몇 시간씩 스크롤한다. 광고 노출이 엄청나다.


스냅챗 Spotlight는? 아직 그 수준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potlight는 인도 시장 공략의 핵심 무기다. 틱톡이 없는 곳에서, 스냅챗이 숏폼 플랫폼의 대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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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스냅챗은 무슨 회사인가?


정리해 보자.


지금의 스냅챗: AR 광고로 돈을 버는 소셜 미디어 회사. 여전히 적자.


미래의 스냅챗: AR 안경으로 세상을 바꾸려는 컴퓨팅 회사.


에반 스피겔은 명확하게 말한다.


"작은 스마트폰은 우리의 상상력을 제한했다. 화면을 보느라 세상을 보지 못했다. 이제 우리는 손을 자유롭게 하고, 3차원 세상에서 디지털을 경험하고 싶다."


스냅챗의 비전은 "포스트-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유일한 컴퓨터가 아닌 세상.


AR 안경을 쓰고, 친구들과 게임하고, 일하고, 학습하는 세상.


¤ 문제는 타이밍


스냅챗은 너무 앞서 갔을 수도 있다.


2016년 Spectacles가 그랬듯이.


하지만 지금은? 시장이 준비되고 있다.


메타의 Ray-Ban Meta는 성공했다. 사람들이 "얼굴에 뭔가 쓰는 것"에 익숙해졌다.


AI가 폭발적으로 발전했다. ChatGPT 이후, 사람들은 AI가 일상에 들어오는 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AR 기술도 성숙했다. 배터리, 디스플레이, 컴퓨팅 파워 모두 10년 전보다 훨씬 좋아졌다.


타이밍은 지금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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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적자인데도 투자자들이 기다리나?


간단하다.


만약 Specs가 성공한다면, 스냅챗은 10배, 20배 성장할 수 있기 때문.


AR 안경 시장 전망? 2030년까지 1,000억 달러 이상 예상.


스냅챗이 그 시장의 10%만 차지해도, 연 매출 100억 달러다. 지금의 2배.


물론 리스크도 크다.


Specs가 실패하면? 30억 달러가 날아간다. 주가는 더 떨어질 것이다.


하지만 성공하면? 스냅챗은 "AR의 애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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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화 예고


3화에서는 숫자로 스냅챗을 해부한다.


"스냅챗의 진짜 가치"


- DAU 4억 vs 매출 vs 순손실: 현실 직시

- ARPU(유저당 수익)가 말하는 것들

- 현재 밸류에이션은 저평가? 고평가?

- 베어 케이스 vs 불 케이스

- 10년 후 스냅챗은 어디에 있을까?


투자자로서, 이 회사를 믿어야 할까? 아니면 기다려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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