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잘못 타면 모르는 도시로 가요
[한국 여행, 가이드북엔 없는 진짜 팁 100가지]
— 지하철 잘못 타면 모르는 도시로 가요
한국은 교통이 발달한 나라다.
서울은 어디든 지하철과 버스로 연결되고,
심지어 지방 중소도시까지 교통카드 한 장으로 통하는 시대.
하지만, 외국인들에게 이 ‘너무 잘 되어 있는’ 시스템은 때로 더 헷갈린다.
외국인 친구는 말한다.
“노선은 많은데 설명은 없어.”
“앱은 많은데 뭐가 제일 나은지도 모르겠고…”
그리고 결정적으로,
“버스에서 어떻게 내려야 할 지 모르겠어.”
이 장에서는 내가 외국 친구들과 한국을 돌아다니며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과, 그때마다 설명해주느라 땀 뺐던 교통 팁들을 모아봤다.
서울 지하철 노선도를 처음 본 외국인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이건 미술 시간에 그리는 컬러 팔레트 아니야?”
그도 그럴 것이,
서울 지하철은 현재 1호선부터 9호선까지 각기 다른 색상,
거기에 수도권 외곽과 연결된 신분당선, 경의중앙선, 공항철도, GTX 등이 더해져
노선도는 마치 무지개를 삼단으로 늘어놓은 듯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이 색깔 시스템은 한국인들에겐 너무 익숙한 ‘암기 방식’이다.
“파란 건 1호선, 주황은 3호선, 핑크색은 8호선이지.”
색으로 바로 노선을 말하는 문화는 외국인에겐 낯설고,
노선 간 환승도 무척 복잡하게 느껴진다.
팁:
‘카카오맵’이나 ‘지하철 종결자’ 앱을 깔자. 색이 아니라 ‘역 이름 기반’으로 경로 안내
호선 번호+색 조합을 외우면 서울 외 지역에서도 도움됨
“여기서 저기까지 얼마나 걸려?” → 앱이 정확히 계산해줌 (분 단위로!)
“형, 나 1002번 버스 탔는데 강남이 아니라 엉뚱한 동네로 가더라?”
…응, 그럴 수 있다.
한국 버스 번호는 지역마다 같은 숫자라도 다른 노선인 경우가 많다.
서울에도 600번대가 있고, 부산에도 600번대가 있다.
심지어 1002번은 서울에도 있고, 대전에도 있고, 광역버스에도 쓰인다!
외국인 입장에선 ‘숫자 = 도시 or 특정 노선’이라는 개념이 익숙하기 때문에
한 번 잘못 타면 의도치 않게 반대편 도시로 가는 일도 벌어진다.
실제로 친구 하나는 인천공항에서 6001번 공항버스를 타야 했는데,
번호만 보고 서울 시내버스 6011번을 탔다가
한참 후에 강남은 커녕 대학로 근처에 도착했다.
팁:
버스 번호만 보지 말고 출발지·도착지 확인 필수!
공항버스, 광역버스, 마을버스 등 종류도 다름 (번호는 겹쳐도 목적지 다름)
‘카카오버스’ 앱으로 실시간 확인 가능 (정류장에 도착하는 시간까지 표시됨)
서울 지하철에서 큰 소리로 전화하면 99%의 확률로 시선 집중된다.
왜냐고? 한국 사람들, 지하철 안에서는 기본적으로 ‘조용함’을 미덕으로 여긴다.
음악도 이어폰으로 듣고, 통화는 최대한 짧고 낮게, 아니면 아예 ‘톡’으로 대체한다.
외국인 친구는 처음에 지하철에서 “Hey man! I just arrived!”라고 외쳤다가
승객들의 ‘정적’ 섞인 시선에 얼어붙었다.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나 싶더라구.”
물론 긴급한 통화는 괜찮다.
하지만 한국 지하철은 ‘조용한 사회 규칙’이 적용되는 공간이다.
심지어 일부 전동차에는 ‘전화·소음 금지’ 표시가 붙어 있기도 하다.
팁: 통화가 필요하면 작은 목소리 + 짧은 시간
주변 눈치가 느껴진다면 문자나 채팅으로 대체
지하철 내부에서는 에티켓이 매우 중요하다는 인식 기억하자
“형, 나 버스 탔는데 하차벨이 안 보여서 그냥 계속 탔어...”
이 말을 들었을 때, 난 그제야 알았다.
한국의 일부 시외버스나 공항버스는 하차벨이 없다.
심지어 서울 시내버스라도 하차벨이 눈에 띄지 않는 경우가 많다.
버스 안에서 외국인 친구는 조마조마하다.
“다음 정류장 어디야?”
“내릴 수 있나?”
“문은 자동으로 열리나?”
심지어 버스 기사님이 영어를 전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한국인은 익숙하다. 벨 누르면 되고, 정류장명 들으면 감으로 내린다.
하지만 처음 타는 외국인은 버스가 어디로 가는지도 불안,
내릴 때 타이밍도 불안,
하차벨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겠다.
팁:
벨은 좌석 옆, 기둥, 출입문 근처에 있음. 처음엔 안 보여도 주변 잘 살펴보자.
버스 앱이나 구글맵으로 내 위치 확인하고, 정류장 1개 전쯤 눌러두자.
하차 시에는 ‘문 쪽으로 미리 나가 있기’가 일반적 (버스는 오래 기다려주지 않음)
구글맵은 전 세계 어디서나 잘 통하는 만능 앱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예외다.
한국에서 구글맵은 실시간 버스 도착 정보, 도보 경로 안내, 건물 내부 안내 등
기본적인 기능들이 매우 제한적이다.
왜냐고?
보안상의 이유로 한국의 정밀 지도 데이터는 해외 서버에 저장할 수 없도록 되어 있기 때문.
즉, 구글맵은 한국에선 ‘미니맵’ 수준이다.
한국에서는 카카오맵과 네이버지도가 압도적으로 유용하다.
정류장 도착 시간 실시간 표시
지하철 환승 구간 애니메이션 안내
음식점 내부 사진, 리뷰, 예약까지 가능
‘영어로 번역된 길안내’ 기능도 탑재
친구는 말한다.
“카카오맵 없었으면 나 진짜 숙소 못 찾았어.”
팁:
두 앱 다 영어/일본어/중국어 지원 가능
위치 공유 기능도 탁월 (친구와 따로 이동할 때 유용)
공공 화장실, 편의점, 환전소 위치까지 표시됨
6. 교통카드가 충전식? 자동 결제는 안 돼?
“왜 카드에 돈을 미리 넣어야 해?”
외국에서 온 친구들은 선불 충전식 교통카드가 어색하게 느껴진다.
특히 신용카드 기반 결제에 익숙한 국가(미국, 호주, 캐나다 등)에서는
교통카드가 후불 자동 결제되지 않는 게 신기하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은 여전히 T-money 같은 충전식 카드가 주류다.
자동충전 기능은 일부 앱에서만 가능하며
한국 계좌나 카드 등록이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외국인은 거의 못 씀…)
그래서 카드 잔액이 부족하면,
지하철 개찰구 앞에서 삐빅! 하고 막힌다.
“왜! 왜 안 되는 거야!?”
“잔액이 없습니다” 메시지를 보고 멘붕 오는 친구들, 꽤 많다.
팁:
편의점, 역사 내 기계에서 충전 가능
충전 후 다시 단말기에 꼭 접촉해야 사용 가능
2025년 기준, 일부 스마트폰 NFC 교통카드 기능도 가능 (설정 필요)
외국인 친구가 한밤중에 클럽에서 나와
“지하철 타고 가면 되지~” 했을 때,
내가 말했다.
“지금 새벽 1시야. 이미 지하철 문 닫았어.”
“엥? 여긴 24시간 아니야?”
아니다. 한국의 대중교통은 대부분 12시~1시 사이에 종료된다.
심지어 금·토요일에도 그렇다.
지하철도, 시내버스도 막차 시간이 존재한다.
외국인의 시선에선
“이렇게 야경이 화려한 도시에, 교통은 왜 이리 일찍 끊겨?”
하는 의문이 드는 건 당연하다.
팁:
지하철 막차 시간은 역마다 다름, 미리 확인 필요
버스 막차도 지역마다 다르고, 심야버스는 노선이 한정적
대중교통 놓쳤다면? → 택시 앱(카카오T) 또는 24시간 운행 공항버스가 대안
“이 카드로 부산도 돼요?”
외국인 친구가 물었다.
서울에서 산 T-money 교통카드를 들고 대구에 가려던 참이었다.
정답은… 지역에 따라 다르다.
T-money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사용 가능하지만,
일부 지역(특히 지방 중소도시)에서는
해당 지역 전용 교통카드만 사용 가능한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대전은 한밭페이,
광주는 빛고을카드,
제주도는 교통카드 사용 자체가 제한적이었던 시기도 있다.
2025년 현재, 호환 범위는 점점 넓어지고 있지만 100%는 아니다.
즉, 수도권 교통카드가 전국 통합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팁:
지방 가기 전, 해당 도시의 교통카드 사용 가능 여부 확인
공항·역 근처 편의점에서 현지 교통카드 판매/충전 가능
버스 기사에게 “T-money OK?” 물어보면 보통 고개로 대답해준다
지하철을 타다 보면,
어느 칸엔 ‘여성 전용칸’이라는 표시가 있다.
외국인 친구는 처음엔 “이건 뭐야? 내가 들어가면 안 되는 거야?”라며 당황했다.
하지만 한국의 여성 전용칸은 시간대 제한 + 권고사항일 뿐,
법적으로 ‘남성 탑승 금지’는 아니다.
대부분 출·퇴근 시간대에 운영되며,
성추행 예방을 위한 배려의 공간이다.
이전에는 논란도 많았지만, 지금은 조용히 자리 비켜주는 문화가 형성돼 있다.
팁:
여성 전용칸은 주로 1호선~4호선 일부 구간에서만 존재
해당 시간대가 아니면 누구나 이용 가능
단, 시간대 내에 남성이 타고 있으면 주변 시선이 느껴질 수 있음
서울엔 ‘을지로입구역’도 있고, ‘을지로3가역’도 있고, ‘을지로4가역’도 있다.
지하철역 이름, 버스정류장 이름, 환승역 이름…
전부 제각각 비슷비슷하다.
외국인 친구는 처음에 “잠실역이랑 잠실새내역은 같은 데 아니야?”라고 물었고,
나는 그 말을 듣고 한참 웃다가, 곧바로 지도 앱을 켜서 설명했다.
“잠실역은 2호선 + 8호선 환승역, 새내는 한 정거장 앞.”
그 친구는 한숨을 쉬었다.
“한국어 어렵진 않은데, 헷갈리긴 진짜 헷갈린다.”
한국의 교통 시스템은 발달해 있지만,
이름 짓기는 종종 ‘창의력보단 근처 위치’에 의존한다.
덕분에 같은 단어가 반복된다.
‘시청’, ‘중앙’, ‘광장’, ‘정류장’ 등등.
팁:
정류장 번호를 확인하자 (버스 정류장은 이름보다 번호가 더 정확하다)
하차 시 주변 건물명과 함께 확인
지도 앱에서 검색 시, 정확한 역 풀네임으로 검색해야 오류가 적다
한국의 교통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너무나 완벽한 시스템은, 때때로 너무나 불친절한 사용자 경험을 만든다.
노선이 많고, 버스가 많고, 앱도 많은데—
초보자에게는 오히려 더 어렵다.
그게 바로 한국 교통의 아이러니다.
이 장은
‘왜 하차벨이 없는지’,
‘왜 구글맵이 안 먹히는지’,
‘왜 지하철에서 전화를 하면 눈총을 받는지’에 대한
외국인들의 솔직한 궁금증을 담았다.
이제 당신은 조금 더 한국의 교통을 이해하게 되었고,
앞으로 “내가 몰라서 그렇지, 이 나라는 시스템은 진짜 잘 돼 있네”
라는 말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다음 장에서는 숙소에서 생기는 뜻밖의 문화 충돌 이야기를 다룬다.
신발은 벗어야 할까? 리모컨은 왜 세 개씩일까? 모텔은 정말 러브호텔일까?
이제 본격적으로 문화 충돌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