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아팠던 꿈, 가장 따뜻했던 만남
첫째가 9개월을 향해 가던 어느 날,
예상치 못한 시기에 둘째가 찾아왔다.
솔직히 말하면, 기쁨보다 걱정이 먼저 앞섰다.
아직 첫 생일도 맞이하지 못한,
아니, 아직 혼자 서지도 못하는 아이인데
동생이 생긴다고?
사랑을 한창 독차지해야 할 시기에
자기보다 더 어린 동생이 생긴다는 사실이
첫째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그리고 돌이 갓 지난 아이를 두고
출산과 산후조리로 떨어져 지내야 한다는 현실이
엄마 마음을 무겁게 짓눌렀다.
그 무게는 꿈속에도 따라왔다.
꿈속에서 아주 작은 여자아이가 나타났는데,
나는 그 아이를 밀쳐내고 있었다.
“저리 가! 넌 내 딸이 아니야!
루다야 이리 와, 엄마 딸. 우리 루다!”
“엄마, 엄마…”
나를 향해 울며 다가오는 그 아이를 나는
있는 힘껏 밀쳐내고
큰아이만 끌어안고 있었다.
꿈에서 깨어났을 때,
마음이 먹먹하고 울컥했다.
이토록 복잡한 마음을 안고 있는 엄마인데,
뱃속의 둘째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힘차게 발길질을 하며 아침 인사를 건넸다.
그때부터 생각했다.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뭘까?’
첫째가 둘째를 가족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엄마가 동생을 안고 있어도 미워하지 않을 수 있도록.
아이에게 상처를 남기지 않기 위해
작은 노력들을 시작했다.
여기저기 찾아보다 알게 된 방법 하나.
“동생이 언니에게 주는 첫 선물을 준비하세요.”
엄마 아빠가 아닌,
[동생이 주는 선물]이라는 포인트가 중요했다.
그 당시 첫째가 제일 좋아하던
상어가족 인형 세트를 정성스럽게 포장해 두었다.
조리원에서 퇴소하던 날,
엄마는 선물을 품에 안고
아빠는 둘째를 안고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두 자매가 처음 마주하던 그날.
“동생이 언니 주려고 준비했대”
하며 선물을 건넸는데,
아이의 시선은 오히려 선물보다
작은 아기에게 머물러 있었다.
바라보고 싶은데,
아직은 무서운지 한 발짝 떨어진 곳에서
무릎을 꿇고 동생을 한참 바라보던 그 모습.
“괜찮아, 만져봐도 돼.”
말을 건네자 그제야
조심스럽게 동생의 발가락에 손을 대던 순간을
나는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한다.
이제는 조금 더 자라,
서로 뺏기도 하고 다투기도 하지만
밖에 나가면 항상
“루리야, 언니 손 잡아야지!” 먼저 챙기고,
그런 언니 손을 꼭 잡고
무엇이든 같이 하려는 둘.
옷, 양말, 신발까지
“루리랑 커플로 신을 거야!”
라며 세상에 단 하나뿐인 단짝이 되어주었다.
그때, 불필요한 걱정으로
작게 요동치던 내 마음을
드넓은 파도로 덮고 잠재워준 건 결국
너희 둘이었다.
오늘도 그 고마움으로
하루를 덧붙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