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목소리를 닮은 작은 선생님

웃음 속에 비친 거울

by 루루맘

“언니의 잔소리 교실”

요즘 우리 집엔 작은 선생님이 한 명 생겼다.
바로 첫째 딸, ‘엄마 흉내 내기 달인’이다.

동생이 장난감을 아무렇게나 흩어놓으면,
언니는 팔짱을 끼고 잔소리를 시작한다.
“이거 치워야지. 이렇게 하면 안 돼요!”

동생이 밥을 먹다가 숟가락을 툭 떨어뜨리면,
“그럼 안 돼! 다시 주워야지~!”
목소리 억양까지 꼭 엄마 같다.

동생은 무슨 말인지도 잘 모르고
그저 언니 얼굴만 멀뚱멀뚱 바라본다.
그 모습이 귀여워서 나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다.

그런데 가끔, 언니의 잔소리를 듣다 보면
웃음만 나는 게 아니라 마음이 뜨끔해진다.
“이거 치워야지!”
“안 돼요!”
“이렇게 하면 돼요?! 안 돼요?!”

낯설지 않은 말투와 억양.
내가 평소에 아이들에게 습관처럼 쏟아내던 말들이
언니의 입에서 고스란히 흘러나온다.

그 순간 깨닫는다.
“아… 내가 이렇게 말하고 있었구나.”
내가 무심코 던진 말들이 아이에게는
그대로 언어의 교과서가 되어버린다는 걸.

언니의 목소리 속에서 내 목소리를 듣고,
언니의 표정 속에서 내 표정을 본다.
귀엽기도 하지만, 동시에 아차 싶어 고개가 숙여진다.

그래서 요즘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다.
“내가 조금 더 다정한 목소리를 낸다면,
언니의 흉내도 달라지지 않을까?”

아이의 잔소리 교실은 웃음을 주기도 하지만,
나를 비추는 거울 같은 시간이 된다.
나는 반성도 하고, 다짐도 한다.

오늘도 집 안 가득 울려 퍼지는 건,
엄마의 목소리 같지만 사실은 작은 선생님의 잔소리.
그 덕분에 우리 집은 웃음과 반성, 그리고 새로운 다짐으로 시끌벅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