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에 첫 글을 올렸다.
키보드 위로 문장을 옮기고, 망설임 끝에 ‘발행’ 버튼을 누르자,
제법 작가가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물론 여러 번의 퇴고와 고심 끝에 한 작품을 완성하는 작가들의 무게와는 다를 것이다.
하지만 일기장 안에서만 맴돌던 단편적인 일상들이 글로 세상에 나왔다는 사실이 그저 신기했고,
내심 대견했다.
잠시 후, 모니터에 메시지가 떴다.
“000님이 [제목] 글을 라이킷 했습니다.”
누군가가 내 글을 좋아해 줬다니!
그 작은 알림 하나가 오래 기다린 소식처럼 가슴을 두드렸다.
지금까지의 망설임이 별것 아니었다는 듯, 나를 응원해 주는 듯했다.
프로필을 따라가 보니,
이미 글을 꾸준히 써온 분들,
집필 경험까지 있는 작가님들이었다.
그런 분들이 내 글을 읽고 좋아해 줬다니, 믿기지 않을 만큼 영광스러웠다.
댓글까지 달아주신 분들이 계셨는데, 내 열정을 알아봐 주는 듯해 그 감사함이 오래 남았다.
더 감격스러웠던 건 ‘구독’이었다.
내 이야기를 계속 읽고 싶다고, 꾸준히 함께하겠다고 해주다니. 그건 단순한 버튼이 아니라,
“이왕 시작한 거 열심히 해보아라. 글의 매력에 빠져 건강하게 살아가라.”라는 격려처럼 들렸다.
그 순간부터 내 하루는 더 특별해졌다.
앞으로 기록할 순간들이 귀중하게 보였고, 다시 글을 쓰고 싶어졌다.
어쩌면, 나도 내 삶에 ‘라이킷’과 ‘구독’을 누르는 순간이었던 걸까?
버튼 하나의 알림이 주는 기쁨을 넘어,
나는 점점 더 다른 것을 발견했다.
글을 쓰는 일은 홀로 하는 것 같아도,
사실은 수많은 마음이 모여 이루어지는 공동의 여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