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다."
"심심하다."
자취를 시작한 2월은 꽤나 춥다. 다행히도 남향인 집은, 햇살이 조금은 비집고 들어와 비교적 따듯했는데. 물론 세라토닌이 불러오는 착각일 수 있겠다. 2년 동안 기숙사에서 룸메 언니와 함께 살았는데 이제는 야식을 시켜 나눠먹을 사람도, 심심하면 넌스레 말 걸어 볼 누군가도 없다. 간절히 혼자만의 공간을 원해 험난했던 부모님 설득을 넘어 드디어 로망을 이뤘는데, 아직 휑한 이 곳은 한기만 가득 찰 뿐이다. 예상보다도 나는 외로움을타는 타입이구나. 혼자서는 7평도 채울 수 없다는 걸, 자취하면 외로움과 살 수도 있다는 걸, 처음 체감한 2월이었다.
처음 받은 가스비는 10만원. 관리비 9만원을 내지만 전기세와 가스비는 따로 내야 했는데, 겨울에는 이 둘을 합쳐 10만원 언저리가 나오니 한달 주거비는 약 70만원이다. 20살부터 쉬어본 적 없는 아르바이트. 달에 60만원을 벌어도 주거비조차 감당할 수 없다니. 이 방에서 숨만 쉬는 데도 한 달동안 일한 모든 돈을 쏟아 넣고도 부모님의 돈을 받아야 하는 현실을 부정하고 싶었다.
월세 30만원대 방에 갈 수 있으면 좋았을 텐데. 비싼 방을 마련해줄 경제적 능력은 안되지만 무리해서라도 딸을 안전한 방에 넣고 싶은 부모님과, 무리하지 않았으면 좋겠는, 그 사랑이 부담스럽기만한 내가 늘 충돌한다. 부모님의 마음을 백 번 천 번 이해하고 싶지만, 자식 둘을 20살 넘어서까지 키우느라 아직도 월세 집에 살고 계시는 부모님을. 미래의 내가 모신다면. 같은 마음으로 경제적 최선을 다해 모실 수 있을까. 조금 많이. 쓰린 마음을 부여잡고 더 골똘히 생각해보면. 명쾌히 Yes라고 답하지 못하는 스스로가 혐오스러우면서도. 사이가 좋기는 커녕 중학생 이후로 작은 고민조차 나눈 적 없는 부모님에게. 그러나 세상이 무너지는 한이 있어도 그들의 젊음과 사랑을 녹여 먹고 컸다는 사실을 잊지 못한다.
보일러를 오래 틀지 않아도 따듯할 수 있다. 양말을 신고, 겉 옷을 입고, 문 틈을 막으면 된다. 가급적 베란다 있는 집이 덜 추운 것 같기도 하다. 감기 걸리면 병원 값이 더 나오니 보일러 아끼지 말라는 말을 믿고 펑펑 쓴. 7평의 공간을 한 달 동안 데우기 위해서 10만원이 들더라-
보일러를 틀기도, 끄기도 애매했던 올해 3월과 4월. 반팔을 입을 정도로 햇빛이 내리 쬐다가, 자고 일어나면 눈이 쌓여 놀라지 않을 수 없던. 여름 옷을 내어두지도, 다시 개어둘 수도 없어 쌓여가는 반팔들이.
번외
지금은 쭉 외출로 돌려두고 있습니다. 온수 때문에 ...* 난방비를 줄이는 보일러 설정 팁이 무엇일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