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업무비의 정석이자 클리셰
마블에서 오랜만에 나온 팀업무비라 기대를 많이 했다. 시사 평들도 좋아 개봉 당일에 보면서도 설렘을 느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영화는 어느 정도 만족스러웠다.
초중반 부분들은 정말 설레면서 보았다. 특히 극초반 옐레나의 고민과 함께 영화의 배경을 설명한 점, 마블 극초창기부터 익숙하게 봐왔던 버키를 이용해 악역을 드러낸 점은 히어로 영화로서 재미와 설명을 동시에 잘 잡아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외에도 이전에 등장했던 익숙한 캐릭터들의 연합되는 과정은 매우 흥미로웠고 그 속에서 각자의 캐릭터성이 그대로 나타나는 것 또한 좋았다. 어벤져스 1보단 못해도 어벤져스 2가 연합되는 과정보단 나았던 것 같다. 액션신도 나쁘지 않았다.
기존 어벤저스에 비해 개성이 떨어지는 능력을 가진 인물들이지만 그 속에서의 작은 디테일들을 이용한 액션신이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익숙한 캐릭터를 잘 뭉친 것, 거기까지가 이 영화의 한계점에 선다.
새로운 캐릭터인 센트리가 초반에 옐레나와의 깊은 유대감을 쌓아놓고 그보다 더 짧고 빈약한 묘사들에 그녀를 버리고 발렌티나에선 모습은 다소 아쉬웠다. 아무리 멘탈이 약한 캐릭터라지만 얼마 지나지도 않아 다시 만난 썬더볼츠를 무참히 이기는 장면은 그저 오락성을 위한, 전개를 위한 모습처럼 보였다.
이번 영화는 저번 캡틴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와 같이 대사가 많은 편에 속했다. 이전 영화들이 혹평을 많이 받아와서 그런지 드라마 장면들과 대사 추가를 통해 영화의 이야기를 강화시키고자 한 것 같다.
이러한 장면들이 나에겐 솔직히 별로로 다가왔다. 다소 뻔한 가족적인 드라마와 대사들은 팀업 무비 속 익숙한 클리셰를 그대로 담습하고 있었다. 특히 후반은 쭉 예상대는 방향으로 결말까지 나아간다는 점은 실망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