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아푸다
건강 하나만은 자신 있었던 엄마가
거짓말처럼
침대에만 누워계신다.
정말 믿기지 않아서
현실감이 없다.
검색을 많이 해서 인지
'항암에 좋은 음식' 동영상이
알고리즘을 타고 나타났다.
야채와 과일을 사서
뽀득뽀득 씻고
찜기에 쪄서
믹서에 갈았다.
엄마에게 가져다줬다.
다음날에도
뽀득뽀득 씻고
찜기에 쪄서
믹서에 갈았다.
다음날에도
나는 아이들의 저녁을 차려주고
아이들이 밥을 먹는 동안
뽀득뽀득 씻고
찜기에 쪄서
믹서에 갈았다.
현이가 물어본다.
엄마. 또 주스 만들어요? 할머니 주스?
응. 할머니 주스.
텀블러에 담아내고
엄마 후딱 다녀올게!
차로 10분 거리인 엄마에게 주스를 주러 나선다.
아이들은 아빠와 그냥 집에 있으라고 둔다.
시끌벅쩍하게 가기도 싫고
어서 옷 입어라. 양말 신어라~ 말하기도 입 아파.
나도 나의 엄마와 조용히 있고파서
주스를 들고 들어서는데
한동안 누워만 계셨던
엄마가 앉아있었다.
"엄마!"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시간이 좀 흘렀는데
엄마가
"아 맞다. 어서 집에 가봐라. 집에 애들 기다리제?
애들이 기다리겠다. 어서 가봐라."
나는 조금 더 엄마와 있고 싶었지만
또 아이들을 생각하니 금방 마음이 급해져서
알겠다 하고 나섰다.
계단을 내려오면서
나는 엄마와 계속 있고 싶어도 그럴 수는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집으로 돌아오니
준이가 종이 하나를 준다.
엄마는 할머니를 잘 가고 있슬까
엄마 잘 다려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