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된 건 감정이 아니라,

당신의 독해력이다!

by 사피엔




– 살아야 한다고 쓰면 안 되는 세계에서


신고한 당신, 그 책… 읽긴 했나?



갑자기 내 서평글이 사라졌다.

‘왜 살아야 하는가’라는 제목의 리뷰였다.

사라진 이유는 단 한 줄,

“해당 게시글은 서비스 운영정책에 따라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



이해가 안 됐다. 문장을 고르고, 의미를 뽑아 올리고,

감정을 무기로 쓰지 않기 위해 나는 한 줄, 한 단어에도 숨을 불어넣는다.



그런데 사라졌다?

무슨 잘못인지조차 말해주지 않은 채.






나는 삶에 대한 쇼펜하우어의 생각이 궁금했다.

그가 말한 ‘고통으로 이루어진 세계’, 그 사이에서 유예된 상태로서의 ‘행복’.



그런 철학이 내가 살아내는 감정과 얼마나 닿아 있는지 알고 싶었다. 지적 욕망을 도저히 제어할 수 없었던 나. 그래서 읽었다.



그게 위험했나?

아니면, 그걸 읽을 줄 몰랐던 당신이 위험했던 걸까?



혹시 미하엘 하우스켈러의 <왜 살아야 하는가>라는 책이 국가 금서라도 된 건가? 청소년 유해 철학서로 지정됐나? 나만 모르게?






감정은 본능이지만, 그걸 언어로 붙잡는 일은 지극히 인간적인 행위다.



누군가의 고통, 욕망, 허무, 체념 같은 것을 문장으로 옮겨내는 그 과정 자체는 사유다.



그리고 사유는, 누구에게도 삭제당해선 안 된다.



당신이 그 글을 지웠다고 해서 내 사유와 감정이 사라지진 않았다. 오히려 더 또렷해졌다.



어쩌면,

내 글이 블라인드된 그 순간부터 나는 ‘왜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이유를 조금 더 선명하게 알게 됐는지도 모르겠다.



<왜 살아야 하는가>



책을 읽어라!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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