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여행을 다니기 힘든 날씨다. 특히나 뚜벅이 여행을 하는 입장에서 여름은 반갑지 않은 손님이다. 개인적으로도 이 계절을 힘들어하는 '나'이기 때문에 더욱 여름 뚜벅이 여행을 힘들어한다. 여름이 주는 특별한 매력도 있지만 아직은 그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 여름은 힘든 계절이다.
여름이 힘든 이유는 아래와 같다.
1. 날씨 문제
날씨가 덥다. 35도를 넘는 날씨에는 함부로 밖을 돌아다닐 수 없다. 돌아다닌다고 해도 중간중간 카페, 마을의 보호수 그늘 밑에서 충분한 휴식을 해야 한다. (온열질환에 걸리는 것을 대비하기 위해) 일정 시간 휴식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여행 중 발걸음이 멈춘다는 것이고 이는 끝내 여행 시간이 자연스럽게 감소되는 결과를 초례한다.
2. 변수가 많다
여름은 변수가 많은 계절이다. 예상치 못한 소나기, 집중 호우와 같이 여름은 날씨에 대한 변수가 많은 계절이다. 비가 내린다는 것은 자연스럽게 여행 일정의 변경을 불러온다. 바다를 방문하겠다고 예상했던 날에 비가 오면 밝고 빛나는 바다가 아닌 을씨년스러운 해변을 만날 수 있다.
여행지뿐인가 시골 마을에 한바탕 큰 비가 예고 없이 내리다 보면 버스는 시간표를 자주 무시한다. 언제 올지 모르는 불안감과 기다림 시간이 시작된다. (택시도 다니지 않고 시내로 나가기 위해서는 버스를 타야 한다) 그나마 지붕이 있는 버스 정류소라면 비라도 피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정류소면 새찬 비를 우산 하나로 버텨야 한다. (신발, 양말, 옷이 젖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3. 체력 문제
체력은 뚜벅이 여행에서 필요한 덕목 중 하나이다. 여행을 마치고 숙소에 돌아오면 발이 저려서 침대에 좀비처럼 있는 것이 뚜벅이 여행의 매력이다. 뚜벅이 여행이라면 하루를 기준으로 2만 보~3만 보 걸어 다녀야 하지만 여름이 되면 그 수가 급격히 줄어든다. 작렬하는 태양 아래 실시간으로 체력이 떨어지는 고비가 꽤나 자주 찾아온다. 다른 계절에 비해 그 순간들이 자주 찾아오기 때문에 적절한 조치를 취해 몸이 다치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어야 한다. (체력이 망가지는 순간 뚜벅이 여행에는 큰 위기가 찾아오기 때문)
군산에는 유명한 이름 없는 해물파전 집이 있다.
배차간격이 1시간이나 되는 99번 버스를 타고 바다 위를 건넌다.
방조제를 건너 선유도를 지나 장자도에 가야 그 해물 파전을 만날 수 있다.
버스에 내리면 눈앞에 큰 봉우리가 떡하니 서 있다.
대장봉이다. 그곳에 올라가면 군산 앞바다가 펼쳐진다.
등산을 한 나의 등 뒤에는 땀이 비 오듯 내린다.
짧은 등산 뒤 내려오다면 간이음식점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뭐라도 먹어야겠다는 생각에 음식점을 찾아 해물파전을 시켰다.
美味, 아름다운 맛이었다.
여름이라서 더 맛있게 느껴진 것일까? 땀에 대한 작은 보상이었을까?
여름 군산의 해물파전 나는 그 맛을 잊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