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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세 번째 뚜벅이 여행

by 구른다


여행의 묘미는 무엇인가?


내가 생각하는 여행의 묘미는 ‘새로움’을 느끼는 것에 있다. 그렇다면 새로움은 무엇인가? 새로움이란 이전에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New의 개념 있지만 알고 있는 것에 대한 Renew의 개념도 포함한다. 즉 New와 Renew는 새로움의 다른 이름이다. 같은 지역을 여행했을지라도 이전의 여행 위에 무언가가 더한다면 그 또한 새로운 여행이 되는 것이다.


오늘도 두 남자는 떠납니다!

2021년 세 번째 뚜벅이 여행, 다시 찾은 전라남도



여행 전 – 서울


이번 내일로는 우선적으로 축하해야 일이 생겼다. 2021년을 시작으로 내일로를 통해 KTX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권종에 상관없이 (3,7일권) KTX 2회 탑승이 가능했다.(1일 1회, 총 2회)


* 3일권 선택 시 3일 안에 KTX 2회 탑승 가능. (1일 1회, 총 2회)

29세 이하 – 선택 3일권 70,000원 / 연속 7일권 80,000원)


2021년 이전 내일로는 KTX 이용이 불가능했다. 탑승 가능한 최상위 열차는 ITX- 새마을호였다. 새마을 호를 타고 여행을 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힘든 일이었다. (이전 여행이 생각난다. 그땐 어떻게 다녔을까?) 오랜 시간 기차를 탄다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체력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번 세 번째 내일로는 이동에 대해 걱정할 필요 없었다. 왜냐하면 우리에겐 KTX라는 든든한 새로운 여행 친구가 생겼기 때문이었다.




1일 차 – 순천


KTX로 이동한 순천, 여행 시작부터 기술의 힘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새마을호를 타고 이동했다면 4시간 20분이 걸렸을 텐데 KTX를 타고 오니 2시간 30분 만에 순천에 도착할 수 있었다. 두 남자는 익숙한 순천역 역사를 빠져나오며 2019년 여행을 회상했다. 덜컹거리는 무궁호가 아닌 부드러운 KTX를 예찬하면서 숙소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짐을 내려놓고 이번 여행의 목적지인 낙안읍성으로 향했다.


낙안읍성을 가기 위해 버스를 탔다. 도시를 빠져나간 버스는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빠른 속도로 구불구불한 산기슭을 지나고 있었다. 두 남자는 멀미를 시작했다. 사람이 없는 시골을 지나가다 보니 버스를 타는 사람이 없었고, 승객이 없으니 자연스럽게 버스는 이전보다 빠른 속도로 산을 넘었다. 그렇게 30분이 흘렀고 멀미와 함께 낙안읍성에 도착했다. 두 남자는 멀미를 극복하기 위해 산이 내뿜고 있는 공기를 힘껏 들이켰다.


낙안읍성은 과거 일본의 침입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마을이다. 실제로 읍성 내에는 108세대가 생활하고 있다. 두 남자는 읍성 외곽에 있는 돌담길을 걸으며 앞으로 나아갔다. 마을 뒤편으로는 산이 우뚝 서 있었다. 산을 바라보며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에 마음이 경견 해졌다. 산은 이미 이곳에 도착할 때부터 두 남자에게 큰 힘을 줬다. 산은 쉬지 않고 신선한 공기를 내뿜고 있었다.


두 남자의 최고의 여행지를 뽑는다면 순천은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갈 만큼 뛰어난 자연경관을 선사했다. 2번째 방문한 순천이었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이전의 자연을 뛰어넘은 또 다른 대자연을 마주했다. 그리고 이를 몸으로 직접 느꼈다. KTX 예찬에 이어 두 남자는 자연을 감탄하며 순천 시내로 돌아갔다.




2일 차 – 여수


순천에서 여수로 가는 방법은 간단하다. 순천역에서 무궁화호를 타면 20분 만에 여수에 도착한다. 두 남자는 바다를 사랑한다. 여수 엑스포역에 내리자마자 바닷바람이 두 남자의 얼굴에 스쳤다. 동시에 코에서는 짭짤한 바다 냄새가 났다. 바다 냄새는 두 남자는 여수에 도착했음을 몸소 깨닫게 해 주었다.


점심식사를 위해 식당을 찾았다. 관광객이 여수를 방문한 관광객이라면 대부분 게장 정식을 찾는다. 게장 정식 또한 매력적인 식사다. 하지만 두 남자는 이름조차 생소한 ‘깨장어탕’을 그들의 점심으로 선택했다.

‘깨장어탕이란 과연 무엇일까...’


장어탕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깨장어탕은 처음이었다. 붉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두 남자 앞에는 옅은 색을 띤 된장국이 등장했다. 국자로 휘휘 뒤집어 보니 장어와 함께 시래기가 듬뿍 들어가 있었다. 두 남자는 탕이 담긴 뚝배기를 신기하게 쳐다봤다.


옆에 있었던 백발의 노인은 두 남자를 보며 이야기했다.


‘푹푹 떠서 먹어, 이거 젊은 애들은 안 먹는 건데?’

‘하하..! 감사합니다 잘 먹겠습니다.’

‘맛있으니까 많이 먹어!’


된장국도 아닌 것이, 매운탕도 아닌 것이... 엄청난 감칠맛을 가지고 있었다. 장어의 기름짐 된장의 구수함이 만나 아름다운 맛을 만들고 있었다. 두 남자는 먼저 국물 한 숟가락을 떠먹었다. 숟가락으로 먹기에는 너무나도 감질났다. 그다음에는 숟가락이 아닌 국자로 푹푹 탕을 떠 갔다. 노인은 흐뭇한 표정으로 두 남자를 바라봤다. 어느덧 뚝배기는 바닥을 보였고 동시에 두 남자의 배는 볼록하게 나왔다.


순천과 달리 여수는 화려했다. 쭉쭉 뻗은 호텔과 낮은 슬레이트 건물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밤이 되면 여수의 밤바다는 화려한 조명으로 뒤덮인다. 두 남자는 밤바다를 걸으며 순천의 자연과 낮에 먹은 깨장어탕을 회상했다. 왜 서울에는 없을까 불평도 하면서 동시에 여행을 하는 이유에 대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이곳에 오지 않았더라면 깨장어탕을 먹을 수 없었을 것이다.


여수는 개인적으로도 이미 방문해 본 기억이 있지만 이번 여행은 여수의 새로운 맛을 찾은 여행이었다. 그렇다 여행은 새로움을 향한 여정이다. 두 남자는 또 떠나자, 가서 새로운 무언가를 느끼자고 이야기했다. 우리의 두 발이 멀쩡한 이상 계속해서 떠나자고 다짐했다.


다음 이야기 : 2022년, 네 번째 뚜벅이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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