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페르소나 - No.2 엄마

해체된 정신의 보고서 - 육아에세이 20

by 공대수석 동치미

<멀티페르소나 No.7이 추가된다고 생각하면 돼요.>


출산을 앞둔 나에게

마케팅의 신으로 불리는 동료가 위로해준 코멘트다.


나의 페르소나는 이미

6개가 충만히 삶 속을 채워서 돌아가고 있고,

여기에 한 개 더?


그것은 껌이잖아.


이 느낌을 잊지 말라고,

똑똑이 마케터 동료는 나를 안심시켰다.


마치 실험의 본진에 뛰어든 것 마냥,

막상 그 안에 풍덩 빠지고 보니

개안이 이루어졌다.


아니다!

아니었어!!


7번째 페르소나의 추가가 아니고,

7번째 페르소나가

바이러스처럼 6, 5, 4, 3, 2번의

페르소나를 움켜 먹어치우는 무시무시한 현실이었다.


애를 젖먹이면서도

전화를 해서 생중계했다.


아니었어! 페르소나 7번 추가가 아니었다고!

우아 떨 수 있는 그 자연스러움이 아니었어!


엄청난 비밀과 충격을 고스란히 전달하고자 했던

엑스파일 넘버 세븐은

그렇게 괴물 같은 존재임을

나는 울면서 고할 수밖에 없었다.


나를 지키는 힘.

나를 증명하는 힘.

나를 생존케 하는 그것.


페르소나 넘버 원.

거대한 나의 초자아는 그래도 남아

나를 지켜본다.


움캉움캉 먹어치우며 달겨드는

넘버 2의 모습을

조용히 지켜본다.


나를 지켜온,

나를 쌓아온 나의 본 자아가

마지막까지 살아남아 그래도 나를 지긋이 보고 있다.




No.1 said,

“어디까지 오나 보자, No.2

곧 강등시켜줄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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